여름밤 홍대에서 오래 걷다 보니 시원한 게 간절해져서 예전부터 저장해 둔 32파르페를 찾아갔다. 위치 소프트 아이스크림으로 유명한 곳이라 지나가며만 보다가, 이번엔 직접 길이도 확인해 보고 맛도 비교해 보자는 마음으로 들렀다. 가격이 부담 없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실제로 얼마나 푸짐한지도 궁금했다.
레드로드 골목, 생각보다 작은 원조 가게
홍대입구역 9번 출구에서 레드로드 방향 좁은 골목으로 두 블록쯤 들어가면 바로 보이는 아주 작은 매장이다. 위치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찾기 쉽도록 붐비는 탕후루 집 옆 골목을 끼고 들어가면 편했다. 매장 안엔 소프트 아이스크림 기계가 전부다 싶을 만큼 아담하고, 회전율이 빨라 웨이팅은 3팀 있었는데 5분도 안 걸렸다. 영업시간은 매일 12:00-23:00, 명절 당일만 쉬고 연중무휴라 늦게 가도 비교적 안심. 근처에 31cm 아이스크림도 있어 헷갈리기 쉬운데, 여기 32파르페가 2003년부터 시작한 원조라고 안내가 붙어 있다. 가격은 맛 상관없이 3천 원, 콘과 컵 선택 가능했다. 개인적으론 더운 날엔 컵 추천. 길이가 길어 콘으론 흘리기 쉬웠다.
11가지 맛, 조합의 재미와 주문 팁
메뉴는 바닐라, 바닐라 초코, 초코, 망고, 딸기, 딸기 망고, 요구르트, 요거 블루, 블루베리, 녹차, 녹차 초코까지 총 11종. 위치 소프트 아이스크림 특성상 크림감이 진해 보여 상큼한 쪽 하나, 진한 쪽 하나로 밸런스를 잡아보기로 했다. 그래서 딸기 망고와 녹차 초코를 선택. 주문하면 그 자리에서 길게 뽑아 담아 주시는데, 컵 속에 32cm를 또아리처럼 말아 넣는 손놀림이 능숙했다. 추천 시간대는 해가 기울기 시작하는 6~8시. 햇볕이 약해져 녹는 속도가 덜하고, 거리 공연 구경하며 먹기 좋다. 혼자 한 개는 양이 많아 둘이 하나도 충분하다.
진한 크림감 vs 상큼함, 맛 비교 솔직 후기
먼저 녹차 초코는 초코의 존재감이 예상보다 진했다. 초코는 밀크 초코 계열인데 끝맛이 길고, 녹차는 떫은맛보다 은은한 쌉싸름함이라 조합이 매끈하게 이어진다. 다만 위치 소프트 아이스크림 특유의 고소한 크림감이 더해져 몇 입 지나면 묵직해진다. 반면 딸기 망고는 산뜻하게 올라와서 중후반부 피로도가 훨씬 낮다. 한입 베어 물 때 과육 향이 확 치고 오르진 않지만, 달콤상큼의 균형이 좋아 컵 바닥까지 지루하지 않았다. 길이는 눈대중으로도 30cm 자보다 길어 보였고, 양이 많아 간식이라기보다 가벼운 디저트 한 끼 느낌. 위치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처음 먹어본다면 상큼 계열을 추천하고, 달달 진득한 걸 원하면 초코나 바닐라 쪽이 만족도가 높을 듯하다.
가성비, 재미, 추억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채워졌다. 컵 하나로 둘이 나눠 먹으니 딱 좋았고, 늦은 시간에도 부담 없이 사 먹을 수 있어 산책 코스에 넣기 좋다. 다음엔 요거트나 요거 블루로 다시 가볼 생각이다. 위치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찾는다면 홍대 32파르페는 여전히 한 번쯤 들를 만한 원조의 존재감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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