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다 싶어 창문을 닫는 순간, 머릿속에 먼저 떠오른 건 뜨끈한 총각김치지짐이었어요. 냉장고 한 켠에서 푹 삭아 시큼한 향을 풍기던 총각김치 꺼냈죠. 물에 한 번 헹구고, 무는 먹기 좋게 잘라놓고. 멸치 머리랑 내장 쏙 빼주며 혼잣말했어요. 오늘은 밥 두 그릇 각이다, ㅎㅎ. 들기름 한 바퀴 두르고 냄비에 총총 깔아 올리니 벌써 구수한 냄새가 스멀스멀. 이게 바로 겨울철밥반찬의 시작 같달까요.
물 대신 쌀뜨물 자작하게 붓고, 된장 한 숟가락 살짝. 다진 마늘 톡, 매실액도 한 번. 보글보글 올라오는 김 사이로 무가 투명해지면 마음도 감성 모드로 변해요. 총각김치지짐은 조급해하면 안 돼요. 은근한 불, 뚜껑 덮고 푹. 멸치가 우러나면서 국물이 깊어질 때, 주방이 갑자기 엄마요리 냄새로 가득 찹니다. 괜히 밥솥 뚜껑 열어 한 숟갈 떠보게 되죠. 뜨끈한 밥 위에 살짝 올려 한입. 아, 오늘도 성공.
저는 마지막에 대파 송송, 통깨 톡. 들기름 한 줄 더. 국물이 자박하게 졸면 타이밍이에요. 숟가락으로 무를 눌러보면 스르르 들어가거든요. 총각김치지짐의 매력은 씹는 맛보다 배어든 맛. 줄기와 잎도 포인트라 꼭 남기세요. 김 한 장 구워 곁들이면 더할 나위 없고요. 가끔은 누룽지 끓여 살짝 얹어 먹어요. 비 오는 날 이 조합, 기가 막혀요. 이렇게 만든 총각김치요리 한 번 내놓으면 집안 분위기가 확 따뜻해져요. 다들 말 없이 밥만 먹는다니까요, ㅋㅋ.
사실 이건 제 추억의반찬이에요. 겨울 방학 때, 장갑 벗어 손 호호 불며 들어오면 식탁 위에 늘 있던 그 냄비. 엄마는 “익을수록 맛있다” 하며 더 졸였죠. 그 말 이해 못 하던 제가 이제는 제일 먼저 약불로 줄입니다. 그러다보니 비슷한 냄새가 나요. 총각김치지짐이 주는 구수함, 묵직한 위로, 그 감칠맛. 오늘도 그때처럼 밥그릇 비우고 국물까지 싹. 이 한 냄비면 겨울이 조금은 짧아져요. 내일 남은 걸로 볶음밥 해도 끝내줘요.
정리하면 간단해요. 잘 익은 김치, 멸치, 쌀뜨물, 된장 아주 살짝, 들기름은 꼭. 중약불로 푹. 총각김치지짐은 시간이 양념이에요. 어렵지 않지만 마음은 듬뿍 들어가죠. 겨울철밥반찬 찾는다면 이만한 게 없고, 집에 묵은 김치가 눈에 밟힌다면 더할 나위 없고요. 오늘 저녁도 따끈하게 한 냄비 올려보세요. 다섯 숟갈 만에 고개 끄덕이실 거예요. 내일도 춥다죠. 그러니까 오늘은 총각김치지짐으로 마음부터 데워두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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