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에서 늦게까지 쇼핑하고 나면 늘 발이 먼저 항복하더라고요. 그날도 새벽 가까이 되어 뻐근한 어깨를 주무르며 갈 곳을 찾다가, 지하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특유의 따뜻한 공기와 구수한 나무 냄새가 반겨줬어요. 전통 한옥 느낌의 홀에 들어서는 순간 마음이 먼저 풀렸고, 서울찜질방 중에선 여기만의 분위기가 확실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밤에도 불이 꺼지지 않는 24시간 운영이라 시간 눈치 안 보고 천천히 쉬기 딱 좋았어요.
서울찜질방 중 한옥 무드가 살아있는 곳
이번에 다녀온 곳은 스파렉스 굿모닝시티점이에요. 위치는 서울특별시 중구 장충단로 247 굿모닝시티 지하 3층,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13·14번 출구랑 바로 이어져 있어서 비나 눈 오는 날에도 이동이 편했습니다. 연중무휴 24시간 운영이고, 요금은 주간 05:00~20:00 대인 12,000원, 야간 20:00~05:00 대인 15,000원으로 깔끔합니다. 24시간 이상 머물면 추가 요금이 붙고, 주차는 데스크 등록하면 3시간 무료(이후 30분 1,500원). 내부는 지하 3층 사우나, 한 층 더 내려간 지하 4층이 찜질존이라 계단 이동이 조금 있습니다. 서울찜질방 중에서도 전통 한옥 콘셉트가 제대로 살아있는데, 대청마루, 토굴 같은 수면 자리, 정자 모양 쉼터까지 꾸며져 있어 잠깐 누워만 있어도 마음이 차분해져요.
찜질·사우나·수면 공간 동선이 편한 구성
사우나는 기본 구성이 알차요. 온탕/열탕, 냉탕, 습식·건식 사우나에 인삼탕까지 있어 땀 빼고 나서 개운하게 마무리하기 좋았습니다. 찜질존에는 불 한증막과 저온 방이 여러 개라 체질에 맞춰 골라 들어가면 되고, 한증막 불 때는 시간 표시는 현장 안내판을 참고하면 됩니다. 주말 밤엔 사람이 많아도 수면 공간이 넓어 자리 찾기는 어렵지 않았고, 콘센트가 곳곳에 있어 휴대폰 충전 걱정이 덜했어요. 여성 고객은 밝고 사람이 오가는 대청마루 쪽이 더 안심됐고, 토굴은 조용히 쉬기 좋지만 빈자리는 조금씩 돌아봐야 찾았습니다. 서울찜질방 찾는 이유가 보통 ‘편하게 쉬자’잖아요. 이곳은 동선이 직관적이라 샤워-찜질-휴식-식당 이동이 수월했고, 청소 시간(대략 11:30~03:00 일부 구역)은 피해서 씻으면 더 쾌적했어요.
푸드코트 24시간, 식혜·계란은 기본으로
찜질의 마무리는 늘 먹는 재미죠. 내부 식당 ‘화문각’ 스타일 푸드코트가 24시간 운영이라 늦은 시간에도 든든하게 먹을 수 있었어요. 가격대는 라면 3,500원, 구운 계란 2,000원, 식혜 4,000원, 비빔밥 11,000원, 미역국 9,000원, 물냉면 10,000원, 삼겹살 정식 13,000원, 치킨 18,000원 정도. 저는 식혜+맥반석 계란은 무조건, 그리고 비빔밥을 추가했는데, 식혜는 살얼음이 동동 떠서 뜨거운 한증막 다녀온 뒤 목을 착 감싸주고, 계란은 고소하게 익어 소금 살짝만 찍어도 딱 좋았어요. 비빔밥은 양이 넉넉하고 채소가 아삭해 무난하게 한 끼 해결 가능합니다. 카드/현금 결제 모두 가능했고, 외부 음식 반입은 금지라 내부에서 해결하는 편이 편해요. 서울찜질방 중 먹거리가 이 정도로 탄탄한 곳이 생각보다 드뭅니다.
이번 방문에서 좋았던 건 24시간 내내 안정적인 운영, 한옥 콘셉트의 분위기, 동대문역 바로 옆이라는 접근성. 아쉬운 점은 심야 인기 시간대엔 한증막이 다소 붐비고, 찜질존 이동 시 계단이 있다는 정도예요. 피로가 몰리는 날이면 다시 들를 생각입니다. 재방문 의사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