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쌓인 비행기 창밖을 보자마자 마음이 먼저 달려갔습니다. 겨울 삿포로 여행이 왜 늘 화제가 되는지 직접 확인해 보고 싶었거든요. 눈 축제만 보려던 계획은 현지에 닿자마자 바뀌었습니다. 오도리 공원의 불빛, 오타루 운하의 촛불, 모이와 산의 찬 공기, 그리고 비에이로 이어지는 하루 버스투어까지. 하루하루가 다른 질감의 하양이 쌓이는 느낌이었어요. 이번 글에는 제가 실제로 걸어보고 먹어보고 기다려본, 겨울 삿포로 여행에서 특히 마음에 박힌 5곳을 담았습니다.
겨울 삿포로 여행의 심장, 오도리 공원 눈 축제
방문 시기와 맞아떨어져 오도리 공원 메인 회장을 밤과 낮 두 번 찾았습니다. 낮에는 조각의 결이 선명했고, 밤 6시 이후 조명이 켜지면 색이 바뀌며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어요. 위치는 오도리역 바로 앞이라 접근이 쉬웠고, 포장마차는 11시 전후부터 21시쯤까지 운영하는 곳이 많았습니다. 사람 몰림은 19시대가 최고. 기다림 적은 사진 타임은 20시 30분 이후가 좋았고요. 한 손에는 핫초코, 다른 손에는 크림치즈가 들어간 감자고로케를 들고 걸었는데, 바삭한 껍질에 뜨거운 김이 올라와 손이 먼저 녹았어요. 겨울 삿포로 여행을 시작하는 첫 관문으로 충분히 설렜습니다.
운하 위로 촛불이 흐르는 오타루
삿포로역에서 JR로 약 30분, 오타루역에서 운하까지는 도보 10분. 제가 갔던 날은 ‘오타루 유키아카리’ 기간이라 17시 무렵부터 작은 초와 스노 랜턴이 켜졌습니다. 운하 산책로는 미끄러우니 미끄럼 방지 스파이크가 있으면 훨씬 편해요. 근처 ‘오타루운하 식당가’의 러시 타임은 18시대였고, 대기는 평균 20분 정도. 저는 생선구이 정식과 오타루 맥주를 골랐습니다. 구이는 소금만으로도 지방의 단맛이 살아났고, 맥주는 살짝 차게 나와 해산물 향과 잘 맞았어요. 겨울 삿포로 여행 루트에 오타루를 넣으면 하루가 더 천천히 흐르는 느낌이 듭니다.
모이와 산 야경, 바람 한 줄까지 선명했다
시영 트램 ‘로프웨이 이리구치’ 정류장에서 셔틀을 타고 로프웨이로 갈아타는 동선. 운영은 대체로 11시부터 22시대, 야경 최적 시간은 18시 30분 이후였습니다. 정상 데크에서는 바람이 세서 핫팩 필수. 매표소 옆 카페에서 따뜻한 카카오를 들고 올라갔는데, 컵을 잡은 손끝이 먼저 고마워하더군요. 유리창 너머로 펼쳐진 삿포로의 반짝임은 사진으로 담기 어려운 촘촘함이 있습니다. 삼각대 없이도 ISO만 살짝 올리면 그 순간이 충분히 담겼어요. 겨울 삿포로 여행의 밤은 여기서 완성됩니다.
삿포로 맥주 박물관, 한 잔으로 정리되는 역사
삿포로 맥주 박물관은 삿포로역에서 버스로 15분가량, 붉은 벽돌 건물이 눈과 대비돼 눈에 확 들어옵니다. 관람은 무료 구간과 유료 가이드 투어가 나뉘고, 시음 코너는 11시부터 19시대까지 운영했습니다. 저는 클래식과 블랙 두 잔 테이스팅 세트를 선택. 클래식은 깨끗하게 떨어지는 홉 향, 블랙은 은은한 로스팅이 남았어요. 바로 옆 ‘삿포로 비어 가든’은 징기스칸이 대표 메뉴라 저녁 프라임 타임 18시에는 웨이팅 30분 내외, 예약이 안전했습니다. 숯판에서 구운 양고기는 누린내 없이 달큰했고, 라거가 기름기를 상큼하게 잘 씻어줬어요.
비에이 흰수염폭포, 하얀 소리와 파란 물
삿포로 오도리역 31번 출구에서 오전 7시 50분 출발하는 비에이·후라노 1일 버스투어로 다녀왔습니다. 돌아오는 시간은 18시 30분 전후. 개인 이동도 가능하지만 겨울 도로 상황을 생각하면 버스투어가 편했어요. 흰수염폭포 전망교에 서는 순간, 소리가 먼저 줄어드는 듯했습니다. 눈이 모든 소리를 눌러 둔 것처럼 조용한데, 폭포 사이로는 또렷한 파란 물줄기가 흐릅니다. 입장료는 없고 체류는 20~30분. 이어 들른 비에이역 근처 ‘쥰페이’에서는 새우튀김 덮밥을 미리 주문해 두었습니다. 튀김 옷은 얇고, 새우는 달큰해 식은 뒤에도 바삭함이 남더군요. 마지막 닝구르테라스는 일몰 후가 분위기의 정점. 목조 숍에서 손난로를 사서 들고 걸었는데, 숲 사이 노란 빛이 눈 위에서 길게 퍼져 사진을 적게 찍고 싶어도 자꾸 셔터를 누르게 됩니다. 겨울 삿포로 여행에서 하루를 비에이에 쓰면, 여행의 결이 한층 깊어져요.
돌아와 보니 손끝의 시림까지 선물 같았습니다. 붐빈 시간대와 추위 대비만 챙기면 아쉬움이 거의 없었고, 다음엔 눈 축제 주말을 피해서 또 가고 싶어요. 겨울 삿포로 여행은 제 기준 확실히 재방문 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