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자리 1일, 6일이 돌아오면 어김없이 달력에 동그라미를 합니다. 대구 동구 반야월시장 5일장은 그날만 흐름이 달라져요. 사람 소리, 기름 냄새, 갓 튀긴 도너츠의 달큰함까지 공기가 완전 바뀌죠. 이번에도 장날을 맞춰 다녀왔고,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았던 반야월시장 맛집과 장날만 만날 수 있는 먹거리들을 찐 후기 위주로 정리해봅니다. 군것질하러 갔다가 결국 밥까지 챙겨 먹고 온 날이라 더 또렷합니다.
반야월시장 맛집 기와집식당 한 판으로 끝
장날에만 영업하는 기와집식당(현지에선 신마산식당으로도 불림)은 시장 한가운데서도 줄이 눈에 띄어요. 저는 오전 11시 20분쯤 도착해서 15분 정도 기다렸습니다. 추천 시간대는 오픈 직후부터 점심 전, 혹은 오후 3시 이후가 덜 붐벼요. 내부는 테이블 간격이 촘촘하고 환기창이 열려 있어 연기 냄새가 살짝 배는데, 그게 또 장터 감성입니다. 돼지 석쇠불고기(2인 분부터), 잔치국수, 해물파전, 국밥이 대표 메뉴예요. 불고기는 얇게 썬 목살을 숯향 나게 구워서 내는데 단짠의 기준점 같은 맛입니다. 밥 한 공기 순삭이라 소스 찍어 먹기보다 상추에 마늘 얹어 쌈으로 먹는 게 훨씬 좋아요. 잔치국수는 멸치 육수 향이 또렷하고 간이 세지 않아 불고기와 같이 먹기 좋고, 해물파전은 기름감이 있지만 가장자리가 바삭해 막걸리 부르는 타입. 국밥은 깔끔 계열이라 후추 한 번, 다대기 반 스푼이면 딱 맞았습니다. 웨이팅이 길 수 있으니 1일·6일 장날 일정 꼭 확인하고 가세요. 반야월시장 맛집 중 장날 분위기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곳이었습니다.
시장 입구 ‘시장맛집’과 간식 루트의 진심
시장 입구 쪽에 있는 ‘시장맛집’은 장터식 백반과 국수로 손님이 끊이지 않아요. 점심 피크에는 합석이 잦고 회전이 빨라서 오래 기다리진 않았습니다. 저는 김치찌개와 제육을 먹었고, 밥은 시장표 큰 그릇으로 푸짐하게 나옵니다. 김치는 잘 익어 감칠맛이 좋고 제육은 고추장 양념이 달지 않아 밥이 계속 들어가요. 식사 후엔 바로 옆 튀김 포장마차로 이동했습니다. 오징어, 고추, 어묵, 김말이를 골고루 담아 파는 곳인데, 튀김은 갓 나온 타이밍에 맞추면 소금만 찍어도 충분합니다. 닭강정은 오후 4시 전에 품절되는 날이 많아 먼저 포장하는 걸 추천해요. 실제로 이날 3시 40분쯤 줄이 두 배로 늘었습니다. 입구부터 줄 세우는 도너츠는 찹쌀 타입과 통팥 타입이 따로 있는데, 저는 따끈할 때 두 개 바로 먹고 하나 더 포장. 반야월시장 맛집 탐방은 결국 디저트까지가 코스더군요.
일소만두에서 군만두와 백짬뽕의 합
골목을 따라가면 ‘일소만두’가 보입니다. 내부는 밝고 테이블 간격이 여유 있고, 아이 동반 손님도 많아요. 대기 땐 번호표 받고 주변 구경 가능. 대표 메뉴는 군만두, 백짬뽕, 가지밥, 탕수육인데 저는 군만두와 백짬뽕을 주문했습니다. 군만두는 한쪽은 바삭, 안쪽은 촉촉해서 식감 대비가 좋고, 속이 꽉 찼지만 느끼하지 않아요. 간장은 살짝만 찍는 게 포인트. 백짬뽕은 빨간 국물 대신 맑고 고소한 해물 육수라 텁텁함이 전혀 없고, 후반으로 갈수록 배추 단맛이 올라옵니다. 면은 중면으로 탄력감이 있어 퍼지지 않아요. 같이 나온 깍두기가 큼직하고 아삭해 국물에 적셔 먹기 좋았습니다. 다음엔 가지밥이랑 탕수육도 노려보려 합니다. 반야월시장 맛집 중에서 아이랑 함께 편하게 앉아 먹기 좋은 집으로 기억됐어요.
제가 이날 돌아본 동선은 신기역 쪽에서 시장 입구로 들어와 도너츠 한 개 워밍업 → 기와집식당 점심 → 튀김·닭강정 포장 → 일소만두로 마무리 코스였고, 장터 특성상 현금 소액 준비해가면 계산이 빠릅니다. 장날은 1일, 6일, 11일, 16일, 21일, 26일. 닭강정과 순대는 품절이 빨라서 먼저 공략하는 게 유리했고, 두부·육개장·다슬기국 같은 집반찬 코너는 포장 라인이 길어도 회전은 빨랐습니다. 반야월시장 맛집을 제대로 즐기려면 점심 전 도착이 확실히 편했습니다.
장터 특유의 북적임이 좋았고, 가격대가 전반적으로 합리적이라 만족스러웠습니다. 다음엔 순대와 국밥 라인을 더 파고들 예정이고, 재방문 의사 확실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