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올 때마다 꼭 한 번은 갈치를 먹는데, 이번에는 가시 스트레스 없이 편하게 먹고 싶어서 순살 위주로 찾아봤어요. 그러다 제주시 탑동 근처에 있는 제주칼치집을 알게 됐고, 아침부터 제주 갈치조림 한 상으로 제대로 몸풀고 싶어 문 열자마자 들어가 봤습니다. 여행 둘째 날이라 살짝 피곤했는데, 문 앞에서부터 고소한 조림 냄새가 올라와서 괜히 기대감이 확 살아나더라고요.
동문시장·탑동 사이, 접근성 좋은 제주 갈치조림 집
제주칼치집은 제주시 무근성길 6, 동문시장과 탑동광장 사이 골목에 자리하고 있어요.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저녁 9시까지, 수요일은 쉬고요. 가게 바로 옆에 전용 주차장이 붙어 있어서 렌터카로 오기 편했습니다. 저는 평일 오전 10시 30분쯤 도착해서 웨이팅 없이 바로 들어갔는데, 12시 가까워지니 테이블이 거의 꽉 찼어요. 내부는 요란하지 않고 깔끔한 식당 분위기라 어르신 모시고 와도 괜찮겠다는 느낌이었고, 아기의자랑 아이용 식기도 따로 준비돼 있어서 가족 단위 손님들이 많은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생선조림집 특유의 냄새가 심하지 않고, 식사 후 사용할 수 있는 가글까지 놓여 있는 게 소소하지만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메인은 단연 순살 갈치, 제주 갈치조림 한 상 주문
메뉴는 인원수에 맞춰 한 상 세트로 구성돼 있어 선택이 부담 없었어요. 저희는 3명이어서 ‘칼치집 한 상 3인분(108000원)’으로 주문했는데, 이 안에 순살 갈치조림과 통갈치구이, 갈칫국, 한치 메밀국수, 흑돼지 제육, 옥돔구이, 게장까지 알차게 들어가 있었습니다. 메인인 순살 갈치조림은 이미 가시가 다 제거된 상태로 나와서 숟가락으로 그냥 떠먹으면 됐어요. 양념은 고추장 베이스인데 막 화끈하게 맵기보단 은근한 매운맛에 달큼한 맛이 살짝 도는 스타일이라 밥이 계속 당겼습니다. 두툼한 갈치 살이 부드럽게 잘 익어 있어서 밥 위에 올려 먹으면 입 안에서 자연스럽게 부서지는데, 가시 신경 안 쓰고 먹을 수 있으니 식사 템포도 확실히 빨라지더라고요. 같이 들어 있는 무는 속까지 양념이 잘 배어 있고, 숟가락으로 눌렀을 때 촉촉하게 국물이 배어나와서 흰밥에 으깨 비벼 먹으니 진짜 밥도둑이었습니다.
구이·국·사이드까지, 순살 갈치조림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성
제주 갈치조림만 기대하고 갔는데, 곁들여 나오는 메뉴들이 생각보다 탄탄했어요. 통갈치구이는 직원분이 직접 가시를 발라주는 식이라 손 하나 안 대고 살만 골라 먹으면 됐고, 겉은 살짝 바삭한데 속은 촉촉해서 조림과 또 다른 매력이 있었어요. 갈칫국은 국물이 맑고 담백해서 조림 양념으로 살짝 무거워진 입안을 정리해 주는 느낌이었습니다. 한치 메밀국수는 시원한 육수에 쫄깃한 한치가 꽤 넉넉하게 들어 있어 사이드치고는 존재감이 컸고, 흑돼지 제육은 기름지기보다 담백한 편이라 생선요리 사이에 중간중간 집어 먹기 좋았어요. 옥돔구이는 과하게 굽지 않아 살이 촉촉했고, 비린내 없이 담백하게 떨어져서 다시 한 번 밥을 부르는 맛이었죠. 게장은 껍질이 얇아 발라 먹기 편했고, 간장 양념이 과하게 짜지 않아서 조림과 함께 먹어도 부담스럽지 않았습니다. 전체적으로 생선 손질이 깔끔해 비린 향이 거의 없고, 제주 갈치조림부터 구이·국까지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식사 내내 스트레스 없이 먹을 수 있었어요.
가시 걱정 없이 순살 갈치조림으로 갈치를 실컷 먹고, 구이와 국, 사이드까지 골고루 즐길 수 있어 아침부터 제대로 한 끼 채운 기분이었습니다. 가격이 아주 싸진 않지만 구성과 맛을 생각하면 다시 제주 갈치조림이 떠오를 때 한 번 더 찾고 싶은 집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