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 마트에만 가도 알뜰 코너에 꼭 쌓여 있는 채소가 있죠. 통통하고 둥근 모양에 잎이 촘촘한 초록빛 배추, 바로 봄동이에요. 겨울을 버티며 자라서 그런지 단맛이 진하고 향이 고소해서 한 번 사 오면 금방 사라지곤 합니다. 특히 된장으로 만든 봄동무침은 밥 한 그릇 뚝딱 비우게 만드는 메뉴라 요즘 집밥에서 자주 찾게 되네요.
김장김치가 조금 물릴 때쯤이면 신선하게 바로 무쳐 먹는 반찬이 생각나죠. 소금에 오래 절이지 않아도 되고, 손질만 잘하면 짧은 시간 안에 맛이 딱 잡히는 게 봄동무침의 큰 장점이에요. 그래서 회사 다녀와서도 부담 없이 만들 수 있는 메뉴로 많이 고르시는 것 같아요. 제철에만 맛볼 수 있는 채소라 더 아깝지 않게, 핵심만 콕 집어 제대로 맛을 끌어내는 방법이 중요해집니다.
봄동무침에 딱 맞는 된장 황금 비율
된장으로 무칠 때 가장 헷갈리는 부분이 양념 비율이에요. 된장만 넣으면 구수하긴 한데 살짝 텁텁하고, 고추장을 너무 많이 넣으면 된장 맛이 묻혀버리죠. 봄동무침에 잘 맞는 비율은 된장 2, 고추장 1 정도예요. 예를 들어 밥숟가락 기준으로 된장 2숟가락, 고추장 1숟가락을 넣고, 다진 마늘 1숟가락, 매실액 1~2숟가락, 참기름 1숟가락, 깨를 넉넉히 넣어주면 구수하면서도 살짝 매콤달콤한 맛이 나요. 된장의 쿰쿰한 맛이 걱정된다면 식초를 아주 살짝, 티스푼으로 한 번만 떠 넣어 보세요. 맛이 훨씬 깔끔해지고, 봄동 특유의 단맛이 더 잘 살아나요. 소금은 거의 필요 없고, 간이 조금 약하다 싶으면 매실액이나 고추장으로 살짝만 조절해도 충분합니다.
아삭함을 살리는 데치기와 물기 조절
봄동무침은 어떻게 익히느냐에 따라 느낌이 완전히 달라져요. 생으로 바로 무치면 겉절이 느낌이 강하고, 살짝 데쳐서 무치면 부드러운 나물 느낌이 나죠. 된장 양념에는 살짝 데친 쪽이 잘 어울립니다. 끓는 물에 굵은소금을 조금 넣고, 줄기 부분부터 먼저 넣어 약 1분 정도 데친 뒤, 그다음에 잎 부분을 넣고 20초 정도만 더 데쳐요. 오래 두면 숨이 확 죽어서 질겨지니 시간 지키는 게 중요합니다. 건져낸 봄동은 바로 찬물에 헹궈 열을 식혀야 색이 선명하고 아삭함이 남아요. 물기를 짤 때도 너무 꽉 짜지 말고 손으로 한 번 살짝 쥐어 짜는 느낌으로만 눌러주세요. 수분이 약간 남아 있어야 된장 양념이 더 고르게 스며들고, 입 안에서 촉촉한 식감이 살아납니다. 이 과정을 한 번만 익혀두면 다음에 다른 나물 요리할 때도 그대로 응용할 수 있어요.
영양 살리는 곁들이 재료와 먹는 법
봄동은 비타민 A로 변하는 베타카로틴과 비타민 C가 풍부한 채소라 겨울 끝나갈 때 몸 기운 챙기기에 잘 맞아요. 대신 단백질과 지방이 거의 없어서 반찬으로만 먹기보다 다른 음식과 같이 먹으면 더 좋습니다. 봄동무침 양념에 참기름이나 들기름을 1숟가락 정도 넣어주면 고소한 향도 살아나고, 기름 덕분에 비타민이 몸에 더 잘 흡수돼요. 밥상 차릴 때는 구운 돼지고기나 소고기 옆에 봄동무침을 곁들이면 기름진 맛을 잡아주면서도 영양 균형이 맞춰집니다. 또 따뜻한 밥 위에 무침을 듬뿍 올리고 계란후라이 하나 얹어서 비벼 먹어도 한 끼 식사로 아주 든든해요. 국물이 필요하다면 남은 겉잎으로 된장국을 끓이고, 속 잎은 된장 양념으로 무쳐서 한 상 차리면 봄동 한 단을 알뜰하게 다 쓰게 되네요.
봄동무침은 제철 봄동만 있으면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지만, 된장과 고추장 비율, 살짝만 데치는 시간, 물기 조절 같은 작은 차이가 맛을 나누는 것 같아요. 된장 2, 고추장 1 비율로 양념을 맞추고, 줄기와 잎을 나눠 짧게 데친 뒤, 살짝 촉촉한 상태에서 무치면 구수하면서도 아삭한 한 접시가 금방 완성됩니다. 봄동의 단맛과 된장의 구수함이 잘 어울리니, 제철이 끝나기 전에 한 번쯤은 꼭 만들어 보시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