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야구 보면서 한잔할 수 있는 인계동 술집을 찾다가 친구 추천으로 딩동댕포장마차 수원본점에 다녀왔어요. 수원시청역 8번 출구에서 나혜석거리 쪽으로 조금만 걸으면 나오는 인계동 박스 안쪽이라 퇴근 후에 모이기도 딱 좋더라고요. 매일 17시부터 다음날 9시까지 한다는 말을 듣고, 오늘은 편하게 오래 마시다 가도 되겠다 싶어서 기대가 꽤 컸어요. 문 앞부터 레트로 간판이랑 옛날 TV, 오락기가 반겨주고 바깥쪽엔 살짝 오픈된 자리도 있어서 포차감성으로 야외에서 먹는 느낌까지 나니까, 들어가기 전부터 기분이 슬슬 업되더라고요.
레트로 감성 가득한 인계동 술집 분위기
안으로 들어가니 대형 스크린부터 눈에 확 들어왔어요. 경기 있는 날이면 사람들 다 같이 응원하면서 마신다길래 왜 인계동 술집 중에 핫플인지 알겠더라고요. 내부는 포장마차 감성인데 의자는 다 등받이 있어서 오래 앉아 있어도 허리 안 아픈 게 좋았어요. 스피커에선 90년대 감성 나는 레트로 노래가 계속 나오는데, 시끄럽기만 한 클럽 음악이 아니라 술이랑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느낌이라 괜히 추억 얘기 꺼내게 되더라고요. 자리 간격도 넉넉해서 수원 단체회식 자리로 잡아도 답답하지 않고, 실내지만 살짝 오픈된 구조라 공기도 막힌 느낌이 없었어요.
막창볶음과 김치찌개, 포차다운 탄탄한 한 상
메뉴가 워낙 많아서 고민하다가 포차 감성 제대로 느껴보자 하고 막창볶음, 김치가 통째로 들어간 김치찌개, 날치알주먹밥 이렇게 세 가지를 주문했어요. 기본 안주로 나온 당근이랑 오이에 보리차까지 나와서 시작부터 포장마차 무드 제대로였어요. 먼저 나온 막창볶음은 야들야들한 막창에 매콤한 양념이 잘 배어 있고, 안에 양파랑 대파가 같이 볶아져 나와서 느끼함 없이 자꾸 먹게 되더라고요. 살짝 탄 듯한 불향이 올라와서 소주 안주로 딱이었어요. 막창이 질기지 않고 한 입 크기로 잘려 있어 이야기하면서 먹기 편한 것도 마음에 들었어요.
김치 통째로 들어간 김치찌개는 술도 밥도 부르는 맛
뒤이어 나온 김치찌개는 딱 봐도 김치가 큼지막하게 통째로 들어가 있어서 먼저 비주얼에서 한 번, 향에서 또 한 번 만족했어요. 오래 푹 끓인 맛이 나서 국물 한 숟갈 뜨자마자 신맛이 과하지 않고 묵직하게 감기는 느낌이었어요. 안에 돼지고기도 적당히 들어 있고, 국물이 칼칼해서 소주 마시다 중간중간 한 숟갈씩 떠먹기 좋았어요. 김치를 통으로 집어서 가위로 잘라 먹으니 집에서 끓인 찌개보다 더 깊은 맛이 나서, 이건 인계동 술집 아니고 밥집이라 해도 믿겠다 싶었어요. 국물에 밥 말아 먹고 싶은 걸 꾹 참고 날치알주먹밥을 기다렸어요.
날치알주먹밥으로 완성하는 인계동 술집 한 판
마지막으로 나온 날치알주먹밥은 양이 생각보다 넉넉해서 둘이 나눠 먹기 좋았어요. 김가루와 마요, 날치알이 골고루 섞여 나와서 직접 동글동글 뭉쳐 먹는 재미도 있었고, 톡톡 터지는 식감 덕분에 매콤한 막창볶음이랑 칼칼한 김치찌개 사이 입가심용으로도 딱이었어요. 몇 개는 그냥 먹고, 몇 개는 김치찌개 국물에 살짝 적셔 먹었는데 이 조합이 진짜 술을 부르더라고요. 인계동 술집 중에 국물 안주랑 밥류까지 이렇게 밸런스 있게 즐길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은데, 여기선 세 가지만 시켜도 테이블이 꽉 차는 느낌이라 수원 단체회식 메뉴 고르기도 수월하겠다 싶었어요.
안주 세 가지 모두 실패 없는 선택이라 만족스러웠고, 포차감성 나는 반야외 느낌에 레트로 노래까지 더해지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머물렀어요. 조만간 또 인계동 술집 찾을 일 생기면 딩동댕포장마차 수원본점은 분명 다시 떠오를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