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나고야를 갔을 때만 해도 솔직히 큰 기대가 없었어요. 도쿄나 오사카처럼 화려한 느낌은 덜할 거라 생각했는데, 첫날 저녁부터 완전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특히 붉은 된장 향이 확 올라오는 나고야음식을 한 번 맛보고 나니, 이 도시를 다시 올 이유가 분명해지더라고요. 이번에는 지브리 파크 일정에 맞춰 3일 동안 일부러 식당 위주로 동선을 짰는데, 왜 요즘 나고야가 미식 도시로 뜨는지 몸으로 느낀 여행이었어요.
불맛 장어 히츠마부시, 아츠타 호라이켄에서 깨달은 나고야음식
첫째 날 점심은 히츠마부시 원조 격으로 불리는 아츠타 호라이켄 본점으로 바로 갔어요. 아쓰타 신궁에서 걸어서 5분 정도라 신궁 구경 전후로 들르기 좋습니다. 11시 오픈인데 10시 40분쯤 도착하니 이미 번호표를 나눠주고 있었고, 20분 정도 기다려서 들어갔어요. 영업시간은 보통 11시에서 14시 30분, 저녁은 16시 30분부터 20시 30분까지라 중간 브레이크 타임을 꼭 챙겨야 해요. 대표 메뉴 히츠마부시는 겉은 바삭하고 안은 촉촉한 장어가 잘게 썰어져 나와 네 번에 나눠 먹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냥 먹고, 파와 와사비를 올려 먹고, 다시 국물을 부어 오차즈케처럼 먹는 방식이죠. 나고야음식 특유의 진한 양념이 장어에 배어 있는데, 생각보다 짜지 않고 고소해서 끝까지 깔끔했어요. 좌석 간 간격이 넉넉하고 조용한 분위기라 여행 중 천천히 쉬어가기 좋은 식당이었습니다.
붉은 된장 미소카츠, 라무치이에서 만난 진짜 나고야음식
나고야음식 하면 빠질 수 없는 게 미소카츠라서 사카에 근처 라무치이에 저녁으로 갔어요. 지하철 사카에역에서 도보 5분 정도, 골목 안에 있는데도 간판이 커서 찾기 어렵진 않았습니다. 17시 오픈이라 17시 10분쯤 갔는데 이미 안쪽 대기석에 두 팀이 있었고, 제 순서까지 15분 정도 기다렸어요. 안에는 혼자 온 손님도 많고, 테이블 간격이 좁지 않아 편하게 먹기 좋았습니다. 영업시간은 11시에서 15시, 17시에서 22시 정도라 점심과 저녁 사이에는 브레이크 타임이 있어요. 기본 미소카츠 정식을 주문했는데, 돈가스가 아카미소 소스에 거의 푹 잠긴 채로 나옵니다. 첫 입은 달큰한 맛이 먼저 오고, 뒤에 짭조름함이 따라오는데 묵직한 나고야음식의 매력이 확 느껴져요. 중반부부터는 살짝 느끼할 수 있어서 밥과 양배추, 맥주랑 같이 먹어야 균형이 맞는 느낌입니다. 테이블마다 소스 설명이 간단히 적혀 있어 처음 먹어도 어렵지 않았고, 직원분들이 접시를 자주 치워줘서 회전이 빨랐어요.
나고야 모닝과 테바사키, 하루를 채우는 나고야음식 루틴
아침에는 꼭 모닝 문화를 경험해 보고 싶어서 코메다 커피 사카에점으로 갔어요. 영업시간은 보통 7시에서 23시, 모닝 서비스는 11시 전까지라 비교적 여유가 있습니다. 9시쯤 갔더니 근처 직장인과 어르신들이 이미 많이 앉아 있었지만 자리는 금방 났어요. 아이스커피 한 잔만 시켜도 두툼한 토스트에 삶은 달걀이나 계란 샐러드가 기본으로 나와서, 가성비 좋은 나고야음식을 아침부터 즐길 수 있습니다. 버터가 듬뿍 발린 토스트에 단팥을 추가로 올려 먹으니 이날 하루 컨디션이 바로 올라가더라고요. 밤에는 호텔 근처 세카이노 야마짱에서 테바사키를 포장해 와서 맥주와 함께 먹었는데, 후추가 강하게 올라오는 양념 덕분에 손이 멈추질 않았어요. 매장은 보통 17시나 17시 30분쯤 열고 밤늦게까지 하는 편이라, 지브리 파크나 쇼핑을 마치고 늦게 돌아와도 충분히 들를 수 있습니다. 시끌벅적한 분위기지만 직원들이 익숙하게 주문을 받아줘서 편했고, 테이블 회전이 빨라 웨이팅도 길지 않았어요.
이번 여행에서 나고야음식을 제대로 파고들다 보니, 이 도시가 왜 요즘 미식 여행지로 주목받는지 알 것 같았어요. 개인적으로는 장어와 미소카츠 둘 다 다시 먹고 싶어서, 다음에 지브리 파크를 또 간다면 같은 코스로 재방문할 생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