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오키나와 가데나 구장에 모인 시선이 한 곳으로 모였어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을 앞두고 열린 한화와 대표팀의 연습경기, LG 트윈스에서 올라온 왼손 투수 손주영이 마운드에 섰기 때문입니다. 2024년 가을에 강한 인상을 남긴 뒤, 태극마크까지 단 투수가 새해 첫 실전에서 어떤 공을 던질지가 많은 팬들의 관심이었어요. 전광판 숫자 하나하나, 공 하나가 손에서 떠날 때마다 팬들은 숨을 조금씩 죽였고, 그 사이에서 점수는 조용히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대표팀 합류 후 첫 등판, 무엇이 달랐나
이날 손주영은 대표팀이 2대0으로 앞선 3회말에 구원으로 올라왔어요. 점수가 앞선 상황에서 등판했기 때문에, 감독과 팬 모두 안정적인 피칭을 기대했죠. 3회는 기대에 꽤 잘 맞는 모습이었어요. 직구와 변화구를 섞어 타자를 압박했고, 삼진도 하나 잡으면서 가볍게 이닝을 끝냈어요. 점수판만 보면 흔들림이 전혀 보이지 않는 이닝이었죠. 여기까지만 보면 지난 시즌 LG에서 보여준 흐름 그대로라고 느낀 팬들도 많았을 거예요. 하지만 4회말이 시작되면서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타자들이 공에 적응하기 시작했고, 빠르게 스트라이크를 잡던 공이 조금씩 가운데로 몰리기 시작했어요.
4회 3실점, 연속 안타에 무너진 흐름
손주영의 이날 기록은 2이닝 4피안타 1탈삼진 3실점이에요. 숫자만 보면 가장 눈에 들어오는 부분이 4회 3실점이죠. 이 이닝의 핵심은 한 번 깨진 흐름을 끝까지 되찾지 못했다는 점이에요. 안타가 하나 나왔을 때까진 괜찮았지만, 그 다음 타석에서도 안타가 이어졌고, 다시 또 안타가 나오면서 수비가 정비하기도 전에 점수가 순식간에 따라붙었어요. 타자의 방망이에 자꾸 정면으로 맞는 느낌이 났고, 타구 방향도 다양하게 뻗어나가면서 쉽게 끊어낼 틈이 없었어요. 손주영 스스로도 경기 뒤에 구속이 조금 더 나와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이 말 안에 당시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직구 힘이 조금만 더 있었다면 바깥쪽 승부나 위쪽 승부에서 헛스윙을 더 이끌어낼 수 있었겠지만, 이날은 타자들이 따라가기 좋은 높이와 속도로 들어간 공이 많았던 거예요. 그래서 안타가 이어지는 흐름을 잡기 힘들었고, 결국 3실점을 남기고 마운드를 내려오게 됐습니다.
구속과 몸 상태, 그리고 대표팀의 계획
이 등판이 더 주목받은 이유는 단순한 연습경기 기록 때문이 아니라, 앞으로 대표팀에서 맡게 될 역할과도 이어지기 때문이에요. 손주영은 LG에서 지난 시즌 선발 한 축을 맡으면서 긴 이닝을 책임지는 투수로 자리 잡았고, 가을 무대에서도 강한 인상을 남겼어요. 그런 투수가 WBC를 앞두고 첫 등판에서 4피안타 3실점을 했다는 점이 팬들 입장에서는 조금 걱정스럽게 느껴질 수밖에 없죠. 하지만 시점을 보면 아직 시즌이 시작되기 전이고, 몸을 끌어올리는 과정이에요. 실제로 이날 직후 평가에서는 구속이 완전히 올라오기 전, 실전 감각을 되찾아가는 단계라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손주영 본인도 구속이 더 올라와야 한다고 솔직하게 말했고요. 대표팀은 오키나와 전지훈련 동안 이 부분을 가장 큰 숙제로 잡았어요. 단순히 공 스피드만 올리는 게 아니라, 직구와 변화구의 차이를 더 크게 만들고, 스트라이크 존 구석을 찌르는 느낌을 살리려는 계획입니다. 이 경기에서 나온 안타 행진은 말 그대로 예방접종 같은 역할을 했어요. 어떤 볼 배합에서 위험이 커지는지, 구속이 덜 나올 때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지 몸으로 느낀 거죠. 이 경험은 WBC 본선, 그리고 LG에서 다시 선발로 나설 때 모두 도움이 될 부분이에요.
손주영의 4회 3실점은 기록만 보면 아쉬운 내용이지만, 시기와 상황을 보면 몸 만들기 단계에서 나온 점검 과정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어요. 2이닝 동안 나온 4피안타와 1탈삼진이라는 숫자는 구속과 제구가 완성되기 전, 어떤 위험이 있는지 보여준 자료가 되었네요. 대표팀은 오키나와에서 손주영의 구속과 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힘을 쏟고 있고, LG에서 이미 증명했던 긴 이닝 소화 능력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연습경기에서 나온 흔들림이 앞으로 어떤 변화로 이어질지, 다음 등판에서 어떤 공을 던질지 지켜보는 재미가 더해졌다고 느껴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