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오랜만에 종로 나들이를 나갔다가 인사동 거리에서만 하루를 다 썼어요. 전통 공예 구경하다 보니 다리가 살살 아파와서, 쉬어갈 인사동 카페 몇 군데를 미리 찍어두고 돌아다녀 봤습니다. 전통차부터 LP 음악, 레트로 감성까지 분위기가 다 달라서 마치 작은 카페 투어를 한 느낌이었어요. 덕분에 종일 걷느라 지친 하루가 카페에서 쉬는 순간마다 다시 충전되는 기분이었네요.
LP 음악이 가득한 인사동 카페 뮤직컴플렉스서울
첫 번째로 들른 곳은 안녕인사동 5층에 있는 뮤직컴플렉스서울이에요. 인사동 카페 중에서도 분위기가 가장 색다른 곳이었는데, 국내 최대 규모 LP 카페답게 입구부터 벽 한쪽이 전부 LP로 채워져 있어서 바로 눈길이 갔어요. 영업시간은 보통 낮 12시쯤부터 밤 10시 전후로 운영하고, 저는 주말 오후 3시쯤 갔더니 웨이팅 없이 바로 들어갔습니다. 자리에 앉으면 테이블마다 턴테이블이 놓여 있고, 직원분이 간단하게 사용법을 알려줘요. 저는 진한 맛이 어울릴 것 같아서 아메리카노와 치즈케이크를 주문했는데, 커피는 산미가 약한 편이라 LP 들으면서 천천히 마시기 좋았어요. 직접 고른 LP를 턴테이블에 올리고 헤드폰을 끼는 순간 외부 소음이 싹 막히는 느낌이라, 사람 많은 인사동 거리와 완전히 다른 공간에 들어온 것 같았습니다.
한옥 감성이 살아 있는 인사동찻집과 카페트루어스
두 번째는 인사동길 안쪽에 있는 인사동찻집이에요. 겉에서는 그냥 건물 1층 카페처럼 보이는데 안으로 들어가면 한옥 구조가 쫙 펼쳐져서 인사동 카페 중에서도 전통 느낌이 진하게 나요.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저녁 9시 정도까지였고, 저는 한창 붐비는 시간대를 피하려고 오후 1시쯤 방문했더니 자리는 넉넉했어요. 쌍화차와 가래떡 구이를 주문했는데, 쌍화차는 너무 달지 않고 한약 향이 은은해서 부담 없고, 따뜻한 국물에 몸이 풀리는 기분이었어요. 바로 구운 가래떡은 겉은 살짝 바삭하고 안은 쫄깃해서 쌍화차랑 아주 잘 어울렸습니다. 세 번째로 들른 카페트루어스는 인사동길 11, 2층과 3층에 있어요. 인사동 카페 중 레트로 감성이 가장 뚜렷한 곳이라 계단 올라가는 길부터 기대가 됐어요. 오래된 액자, 스탠드, 빈티지 가구들이 가득해서 마치 다른 시대로 순간 이동한 느낌이었어요. 라떼와 당근 케이크를 주문했는데, 라떼는 우유 거품이 부드럽고 고소한 편이라 진한 커피를 좋아하지 않는 분도 편하게 마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당근 케이크는 시나몬 향이 강하지 않아서 거부감 없이 끝까지 맛있게 먹었습니다.
조용히 숨 쉴 수 있는 담쟁이집과 토오베 인사동 카페
네 번째는 인사동11길 골목 안쪽에 있는 담쟁이집이에요. 큰 길에서는 잘 보이지 않아서 인사동 카페 중 숨은 느낌인데, 그래서 더 조용하게 머물 수 있는 곳입니다. 영업시간은 낮 12시부터 저녁 9시 정도였고, 저는 사람 덜한 시간을 노리고 오후 4시쯤 들어갔어요. 내부는 갤러리랑 카페가 같이 있어서 벽마다 그림이 걸려 있는데, 좌석 사이 간격이 넓어서 혼자 가도 편안했어요. 여기서는 아이스 라떼와 크림이 올라간 작은 디저트를 주문했는데, 커피 맛이 진하면서도 물맛이 나지 않아 만족스러웠어요. 마지막으로 토오베는 인사동길 62-4, 3층에 있어요. 계단을 올라가면 넓지는 않지만 아기자기한 공간이 나오는데, 창가 쪽 자리에 앉으면 인사동 거리 위를 내려다볼 수 있어요. 영업시간은 보통 정오쯤부터 밤 9시 전후였고, 저는 비가 살짝 내리던 저녁 6시쯤 방문했는데 빗소리랑 함께 즐기니 더 분위기 있었어요. 이곳의 시그니처라 해서 레몬젤리 티와 작은 케이크를 주문했는데, 레몬향이 상큼하게 올라오면서도 차 맛이 부드러워서 비 오는 날과 잘 어울렸습니다. 인사동 카페 중 차와 디저트를 함께 편하게 즐기고 싶을 때 딱 좋은 조합이었어요.
이번에 돌아본 다섯 곳 모두 인사동 카페 특유의 감성을 잘 담고 있어서, 걷다가 생각날 때마다 다시 들르고 싶어졌어요. 전통과 레트로, 음악과 차까지 기분 따라 골라 들어가기 좋아서 종로에 갈 일이 생기면 다른 시간대에도 한 번씩 더 가보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