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스포츠 구단 소식만 봐도 아시아 선수들이 얼마나 익숙한 존재가 되었는지 느껴지죠. 몇 년 전만 해도 외국인 선수 하면 미국이나 중남미 선수를 떠올렸는데, 이제는 일본, 대만, 필리핀 같은 아시아 출신 선수 이름도 자연스럽게 들립니다. 이 흐름의 중심에 바로 아시아쿼터 제도가 있어요. 야구, 축구, 배구, 농구까지 종목마다 아시아쿼터를 받아들이는 방식이 달라지면서 선수 이동과 팀 색깔도 크게 바뀌고 있습니다. 2026년을 전후해 규칙이 여러 번 손질되면서 팬들 사이에서도 이 제도가 과연 누구에게 이득인지, 국내 선수에게 기회가 줄어드는 건 아닌지 관심이 커지고 있네요.
KBO 아시아쿼터, 가성비 강화 카드가 되다
KBO 리그는 2026년부터 처음으로 아시아쿼터를 도입했어요. 구단은 기존 외국인 3명에 더해 아시아권 선수 1명을 추가로 데려올 수 있어서, 한 팀이 외국 출신 선수 4명을 한 경기에서 모두 쓸 수 있게 됐습니다. 대상은 아시아야구연맹에 들어 있는 나라와 호주 국적 선수로 정해졌고, 계약 총액은 20만 달러까지만 쓸 수 있게 막아 두었어요. 그래서 구단 입장에서는 적은 돈으로 전력을 보강할 수 있는 알짜 옵션이 된 셈입니다. 실제로 첫해에 10개 팀 가운데 9개 팀이 아시아쿼터를 투수로 채웠고, 그중에서도 일본 출신 투수가 눈에 많이 띄었어요. 문제는 이런 선택이 국내 어린 투수들의 등판 자리를 줄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같은 값이면 어느 정도 검증된 아시아 투수를 택하는 게 안전하다고 보니, 1군 마운드에서 성장해야 할 국내 투수들이 밀릴 수 있다는 걱정이 계속 나오고 있어요.
V리그·WKBL, 아시아쿼터 경쟁 본격 확대
배구 V리그는 아시아쿼터 운영 방식 자체를 손봤어요. 그동안은 정해진 날에 모여 드래프트로 선수를 뽑았는데, 2026-2027 시즌부터는 자유계약으로 바뀝니다. 이제 각 구단이 원하는 아시아 선수를 직접 찾아가 설득하고 계약해야 해서, 인기 선수 한 명을 두고 여러 팀이 경쟁하는 그림이 더 자주 나올 가능성이 크네요. 여기에 아시아선수권, 아시안게임 같은 대회와 일정이 겹치지 않도록 KOVO컵과 정규리그 날짜도 손보면서, 아시아쿼터 선수가 시즌 내내 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습니다. 농구도 움직임이 커요. 여자프로농구인 WKBL은 아시아쿼터 대상 국적과 출전 가능 인원을 넓혀서, 팀마다 다양한 조합을 시도할 수 있게 했습니다. 남자프로농구 역시 필리핀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쿼터 선수가 빠르게 늘었고, 외국인 2명 동시 출전 규칙과 맞물려 경기 흐름을 바꾸는 자원이 되고 있어요. 이런 변화 덕분에 아시아쿼터가 단순한 수 추가가 아니라, 팀 색깔을 정하는 핵심 조각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K리그 폐지와 홈그로운, 다른 길을 택한 선택
축구 K리그는 아시아쿼터에 대해 완전히 다른 결정을 내렸습니다. 2025년부터 아시아쿼터와 동남아시아쿼터를 모두 없애고, 대신 국적을 따지지 않는 외국인 6명 체제로 바꿨어요. 덕분에 구단은 아시아 출신이든 유럽 출신이든 상관없이 가장 쓰임새 좋은 선수를 골라 쓸 수 있게 됐습니다. 대신 여기서 끝이 아니라 홈그로운 제도를 새로 넣었어요. 다른 나라 국적이어도 어릴 때부터 국내 유소년 팀에서 5년 동안 뛰었거나, 3년을 쉬지 않고 뛰었다면 K리그에서는 국내 선수로 인정해 주는 방식입니다. 이 선수들은 아시아쿼터 같은 숫자 제한도 없고, 일반 외국인 쿼터에도 걸리지 않아요. K리그 입장에서는 굳이 따로 아시아쿼터를 둘 필요 없이, 아시아 유망주를 일찍 데려와 키우는 쪽을 택한 셈입니다. 같은 아시아 선수라도 KBO나 V리그에서는 정해진 자리에 맞춰 들어오는 외국인 느낌이 강하고, K리그에서는 어려서부터 키운 내 팀 선수로 보이게 만드는 점이 가장 큰 차이예요.
아시아쿼터 제도는 같은 이름을 쓰지만, 야구와 배구는 활용 범위를 넓혀 전력을 보강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고, 축구는 제도를 없애고 홈그로운으로 길을 바꿨습니다. 농구는 국적과 출전 폭을 더 넓히면서 아시아 선수 비중을 키우고 있어요. 아시아쿼터가 단순히 인원 한 명을 더 쓰는 규칙이 아니라, 각 리그가 어떤 색깔을 원하는지 보여 주는 기준이 되고 있는 흐름으로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