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만 되면 뜨끈한 군밤이 자꾸 생각나던 어느 날, 공주에서 군밤을 주제로 한 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어요. 이름부터 공주 겨울축제 느낌이 제대로라 기대 반, 걱정 반으로 금강신관공원 쪽으로 향했는데, 주차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이미 고소한 밤 냄새가 차 안까지 들어오더라고요. 날은 꽤 추웠는데 공기 속 군밤 향이 이상하게 마음을 편하게 해줘서, 도착하자마자 “아 잘 왔다”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대형 화로에서 직접 굽는 공주 겨울축제 시그니처
겨울공주 군밤축제는 충남 공주시 금강신관공원과 미르섬 일대에서 열리고, 올해 일정은 2월 4일부터 8일까지였어요. 운영 시간은 대체로 오전 11시쯤부터 밤 9시 전후까지 이어졌고, 입장료는 따로 없어서 부담 없이 들어갈 수 있었어요. 축제장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 지름 2m쯤 되는 대형 화로들이에요. 알밤을 한 봉지 사서 뜰망에 담은 뒤, 화로 위에서 직접 굴려가며 굽는 체험이 이 공주 겨울축제의 핵심이더라고요. 불 앞에 서 있으니 손발이 녹는 느낌이라 추운 날씨도 오히려 장점처럼 느껴졌어요. 군밤이 터지지 않게 천천히 굴려가며 기다리다가 껍질을 살짝 열어봤는데, 노랗게 익은 속살에서 김이 훅 올라오면서 향이 진짜 강하게 퍼졌어요. 금세 한 봉지를 다 먹어버려서 결국 한 번 더 사서 구웠네요.
눈꽃왕국·그릴존까지, 하루를 꽉 채우는 공주 겨울축제
대형 화로 옆쪽에는 그릴존이 따로 마련돼 있었는데, 여기서는 밤뿐 아니라 닭꼬치, 소시지, 마시멜로 같은 간단한 먹거리를 직접 구워 먹을 수 있었어요. 알밤 숯을 써서 그런지 불맛이 강하고, 생각보다 연기가 많이 나서 겉옷에 냄새가 배이긴 하지만 캠핑 온 것처럼 분위기가 좋았어요. 인기 많은 메뉴인 한우꼬지는 오후 늦게 가니 이미 품절이라 조금 아쉬웠고요. 아이들과 함께라면 미르섬 쪽 눈꽃왕국은 꼭 가볼 만했어요. 인공 눈으로 만든 눈썰매장과 눈동산이 있어서, 썰매 대여료 1천원만 내면 꽤 오래 놀 수 있더라고요. 공주 겨울축제 답게 밤으로 만든 간식도 다양했는데, 군밤라떼, 밤파이, 밤호떡, 밤붕어빵 같은 메뉴가 줄줄이 있어서 한 바퀴 도는 동안 손에 뭔가를 계속 들고 다니게 돼요.
공주 알밤 직거래 장터와 축제 동선·주차 팁
공주는 전국에서 밤 생산량이 많은 곳이라 그런지, 축제 한쪽에 밤과 가공품을 모아 둔 직거래 장터가 크게 자리 잡고 있었어요. 생알밤, 깐밤, 밤과자, 밤 조청 등 종류가 꽤 많았고, 설명을 들어보니 차령산맥과 계룡산 사이 일교차 덕분에 당도가 높다고 하더라고요. 가격도 마트보다 살짝 저렴해서 설 선물용으로 몇 봉지 사 왔어요. 공주 겨울축제장 위치는 내비에 금강신관공원만 찍으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고, 공원 주변 공영주차장이 넓게 마련돼 있어요. 다만 주말 오후에 도착했을 땐 이미 차량이 꽉 차서, 내년에 다시 간다면 오전 11시 이전이나 밤 8시 이후를 노리고 갈 것 같아요. 축제 동선은 입구부터 천천히 보는 것도 좋지만, 저는 안쪽 밤산업 박람회 구역을 먼저 본 뒤 되돌아오면서 체험을 즐기는 방식이 동선 낭비가 덜했어요. 곳곳에 추억의 오락실, 민속놀이존 같은 참여형 공간도 있어서 생각보다 시간이 훌쩍 지나가네요.
공주 겨울축제는 볼거리·먹거리가 골고루 있고 추운 날씨 덕에 군밤의 매력이 더 살아나서 전반적으로 꽤 만족스러운 겨울 여행이었어요. 옷에 불똥이 튀고 연기 냄새가 많이 배긴 했지만, 이런 소소한 불편함까지도 나중에 웃으면서 떠올릴 수 있을 것 같아 내년에도 다시 한 번 가보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