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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영 셰프 신사동 누와 알고 계셨나요?

박은영 셰프 신사동 누와 알고 계셨나요?

흑백요리사랑 전참시 보면서 눈여겨보던 박은영 셰프 이름이 떴을 때, 늘 화면 속에서만 보던 그 동파육 만두를 언젠가 한 번은 직접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 신사역 근처에 그녀의 이름을 건 중식 다이닝 누와가 문을 열었다는 소식을 듣고, 지인 덕에 어렵게 예약에 성공해 다녀왔습니다. 방송에서 보던 힘 있고 섬세한 요리가 실제로는 어떤 맛과 분위기일지, 살짝 긴장 반 기대 반으로 신사스퀘어 2층으로 올라가던 순간부터 마음이 꽤 설렜네요.

신사스퀘어 2층, 누와 첫인상과 예약 팁

누와는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652, 신사스퀘어 2층에 있어요. 3호선 신사역 6번 출구에서 걸어서 5분도 안 걸려서 찾기 어렵지 않더라고요. 문 앞에는 아직도 축하 화분이 줄지어 서 있어서 요즘 얼마나 핫한 곳인지 체감됐습니다. 실내로 들어가면 조명이 과하지 않고 은은해서, 일반 중국집 느낌보다는 작은 호텔 라운지 같은 차분한 분위기예요. 가운데 쪽에 오픈 키친이 살짝 보이는데, 그 뒤로 박은영 셰프가 직접 조리하는 모습이 비쳐서 살짝 설레더라고요. 누와 예약은 캐치테이블로만 가능한데, 매달 15일 0시에 다음 달 예약이 열려요. 저는 알람 맞추고 들어갔는데도 인기 시간대는 순식간에 사라져서, 점심이든 저녁이든 시간대를 여러 개 열어놓고 시도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업 시간은 12시부터 22시까지, 중간에 15시부터 18시까지 브레이크 타임이 있어서 애매한 시간에 가면 식사는 어렵습니다.

누와 시그니처 동파육 만두와 코리안 차이니즈의 매력

자리에 앉으면 웰컴 티로 차 두 가지 중 하나를 고를 수 있었는데, 저는 향이 깊다는 설명을 듣고 영굴 흑자를 선택했습니다. 진하게 구운 듯한 향이 나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아, 음식 나올 때까지 계속 따라 마시게 되더라고요. 첫 접시는 누와의 간판 메뉴인 동파육 만두. 6개에 5만원대라 가격만 보면 살짝 숨이 턱 막히는데, 한입 베어 물면 왜 이걸 여신이라고 부르는지 알 것 같아요. 오래 끓인 동파육을 만두소로 다시 다듬어서 그런지, 씹을수록 고기 향이 부드럽게 퍼지고 육즙이 정말 진해요. 예전에 시제품으로 먹었을 때보다 향이 훨씬 정리돼 있어서, 고기 기름이 부담스럽지 않고 깔끔하게 떨어집니다. 이어 나온 시래기 생선탕은 뽀얀 국물 색에 비해 맛이 진하고 고소했어요. 생선 뼈에서 나오는 깊은 맛에 시래기가 더해져서, 뭔가 한국적인 해장국을 중식 스타일로 풀어낸 느낌이에요. 누와가 지향한다는 코리안 차이니즈가 딱 이런 걸 말하는구나 싶었습니다.

무화과 탕수육과 볶음면, 누와에서 느낀 디테일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무화과 소스를 곁들인 돼지 안심 탕수육이었어요. 바삭한 튀김 옷에 달콤한 소스가 입혀져 있는데, 무화과가 씹힐 때마다 은은하게 과일 향이 터져서 일반 탕수육이랑은 완전히 다른 느낌입니다. 고기 안쪽 잡내도 하나도 없고, 겉옷이 눅눅하지 않게 잘 유지돼서 끝까지 식감이 살아있었어요. 사이드로 시킨 오이냉채는 살짝 두반장 향이 도는 간장 양념이라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XO 게살 실당면 볶음이 나왔는데, 성게알이 얹혀 있다가 직원분이 직접 비벼줘요. 실당면 특유의 쫄깃함에 성게의 부드러운 맛이 섞이면서, 게살 향이 뒤에서 받쳐줘서 입 안이 꽉 채워지는 느낌이었어요. 누와 전체 분위기는 조용한 편이라 대화 나누기 좋고,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데이트나 기념일에 잘 어울릴 것 같아요. 다만 가격대가 있는 편이라 캐주얼하게 들르기보다는, 한 번 마음먹고 기념하는 날에 찾아가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이번 방문에서 누와는 화려하게 자극적인 중식이라기보다는, 재료와 소스를 꽤 오래 고민해서 만든 깔끔한 중식 다이닝이라는 느낌이 강했어요. 예약 경쟁이 치열하긴 하지만, 동파육 만두와 무화과 탕수육만으로도 한 번쯤 다시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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