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근처에서 늦은 점심을 해결하려다, 문득 머릿속에 베이징덕이 떠올랐다. 며칠 전 읽었던 북경오리의 역사 이야기가 이상하게도 자꾸 생각나서, 오늘은 그냥 기름지고 바삭한 오리 껍질에 밀전병까지 한 판 제대로 먹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검색을 뒤적이다가 홍콩 느낌 인테리어로 유명한 중식당 미림양장을 발견했고, 마침 디타워 쪽에 볼일도 있어 바로 예약을 했다. 베이징덕이 워낙 손이 많이 가는 메뉴라는 걸 알기에, 어설프게 준비된 오리보다는 제대로 준비된 한 마리를 만나고 싶었다.
홍콩 느낌 가득한 미림양장 첫인상
미림양장은 부산 본점을 시작으로 대구, 압구정, 서초까지 운영하는 체인인데, 광화문 디타워점 역시 로비에서부터 살짝 홍콩 영화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낮은 조도에 붉은 조명이 은은하게 번지고, 벽면에는 네온 느낌 장식이 있어 전통 중국집이라기보다 세련된 바 같은 인상이 난다. 홀에는 2인용부터 4인 테이블이 쭉 깔려 있고, 안쪽으로는 6인에서 최대 10인까지 들어갈 수 있는 룸이 있어 회식이나 가족 모임에도 어색하지 않아 보인다. 다만 가운데 복도 쪽 2인석은 양쪽으로 사람들이 계속 지나다녀 살짝 시선이 거슬릴 수 있는데, 대신 옷걸이가 따로 있어서 겉옷을 올려두면 조금은 덜 불편하다.
미림양장 베이징덕과 메뉴 구성
이 집 대표 메뉴는 단연 베이징덕이다. 직원이 먼저 오리 상태와 굽는 시간, 제공 코스를 간단히 설명해 준다. 한 마리 기준으로 껍질과 살, 그리고 후식 느낌의 오리 요리까지 세 단계로 나뉘어 나오고, 반 마리는 인원이 적을 때 선택하면 된다. 나는 베이징덕 반 마리에 꿔바로우, 마파두부를 추가했다. 북경오리는 원래 껍질을 설탕에 찍어 먹는 게 정석이라기에 그대로 따라 해봤는데, 한 입 베어 물자 바삭한 껍질 아래에서 고소한 기름이 톡 하고 터지며 달콤한 설탕과 섞이는 느낌이 꽤 중독적이다. 함께 나온 오이와 파채, 춘장을 곁들여 밀전병에 싸 먹는 방식도 빼놓지 않고 즐겼다. 얇은 전병 안에 베이징덕 고기와 채소를 돌돌 말아 먹으니 기름짐이 한결 정리되면서 오리 향이 또렷하게 살아난다.
직접 맛본 베이징덕과 다른 중식 메뉴 후기
진짜 하이라이트는 테이블 옆에서 보여주는 북경오리 해체였다. 따끈하게 구워진 베이징덕이 통째로 등장하면 잠깐 포토 타임을 가진 뒤, 셰프가 눈앞에서 얇게 썰어 접시에 정갈하게 담아준다. 껍질만 따로 모은 접시는 설탕과 함께, 살코기 위주 접시는 밀전병과 함께 내어주는데, 껍질은 생각보다 기름져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나는 고소함이 좋아서 끝까지 손이 갔고, 동행은 살코기를 더 선호했다. 곁들여 나온 꿔바로우는 튀김옷이 두껍지 않고 소스가 과하지 않아, 베이징덕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했다. 마파두부는 밥을 부르는 맛이라 사이드로 주문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업시간은 점심과 저녁 사이에 짧은 브레이크 타임이 있어 오후 애매한 시간대에는 웨이팅이 거의 없고, 저녁 6시 반 이후에는 예약이 없으면 베이징덕 주문이 어려울 수 있다고 한다.
전체적으로 정통 북경오리의 전개 과정을 현대적으로 잘 옮겨 놓은 느낌이라 만족도가 높았다. 약간의 기름짐과 붐비는 홀 분위기는 감수해야 하지만, 이 정도 퀄리티라면 다른 지점의 베이징덕도 한 번쯤 더 경험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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