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쪽에서 저녁 약속이 있었던 날, 애매하게 남은 한 시간을 채우려고 해방촌을 배회하다가 예전부터 사진으로만 보던 르 몽블랑이 눈에 들어왔어요. 해방촌 신흥시장 골목 안에 갑자기 뿅 하고 나타나는 공장 느낌의 건물이 묘하게 끌리더라고요. 입구에서부터 털실 모양 케이크 사진이 보여서, 이 정도면 이색카페 덕후인 저는 안 들어가 볼 수가 없었습니다. 짧은 대기 동안 계단에 서서 위층에서 흘러나오는 커피 향이랑 사람들 웃음소리를 들으니, 오늘 디저트 운은 여기서 다 쓰겠구나 싶은 기분 좋은 예감이 들었어요.
편직공장 개조한 진짜 이색카페 분위기
르 몽블랑은 서울 용산구 신흥로 99-4, 해방촌 신흥시장 안쪽에 있어요.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12시부터 19시, 토요일과 일요일은 12시부터 20시까지 문을 열고 매주 월요일은 쉬는 날입니다. 20년 넘게 편직공장으로 쓰이던 건물을 그대로 살려서 만든 곳이라 실타래 장식, 오래된 편직기 같은 소품들이 여기저기 놓여 있는데, 딱 들어서는 순간 왜 이곳을 이색카페라고 하는지 알겠더라고요. 1층은 주문하고 실타래디저트 만드는 공간, 2·3층은 좌석, 4층은 루프탑카페로 이어지는 구조라 계단을 오르내리는 재미도 있어요. 계단이 꽤 가파른 편이라 힐 신으신 분들은 살짝 주의하시면 좋겠어요.
실타래디저트 시그니처, 케이크맛집 인정
쇼케이스 앞에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얼그레이 털실 무스와 니트 무늬 커피 무스, 이렇게 두 가지를 골랐어요. 이 집은 사진으로만 봐도 알 수 있는 케이크맛집이지만, 눈으로 보는 것보다 실제가 훨씬 섬세하더라고요. 털실 케이크 표면에 한 올 한 올 짜인 느낌이 살아 있어서 이걸 포크로 찔러도 되나 잠깐 망설였어요. 얼그레이는 한 입 베어 물면 홍차 향이 은은하게 올라오고, 안쪽에 숨어 있는 카시스 콩피가 상큼함을 톡 치고 나와서 질리지 않아요. 커피 무스는 부드러운 카페오레 같은 맛에 초콜릿이 살짝 깔려 있어서 커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무조건 좋아할 조합이에요. 시그니처 실타래디저트 하나만 보고 갔는데 에끌레어도 꽤 인기라서, 다음에는 이색카페 답게 다른 메뉴도 하나씩 도장 깨기해 보고 싶어졌어요.
남산타워가 보이는 루프탑카페 뷰맛집
커피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따뜻한 아메리카노로 골랐는데, 두 케이크랑 모두 잘 어울렸어요. 자리는 욕심내서 루프탑으로 올라갔습니다. 4층 루프탑에 서면 정면으로 남산타워가 딱 보이는데, 이 정도면 진짜 뷰맛집이라 불러도 과장이 아니에요. 해 해질 즈음에 가면 하늘이 서서히 주황색으로 물들면서 시장 골목 불빛이 켜지는데, 오래된 공장 건물 위에서 이런 뷰를 보고 있으니 해방촌 자체가 거대한 이색카페처럼 느껴졌어요. 주말 저녁이라 그런지 웨이팅은 10분 정도였고, 노을 보기 좋은 4시 반에서 6시 사이가 가장 인기 많아 보였어요. 바람이 좀 불어도 털실 케이크 한 조각에 남산뷰 조합이면 어지간한 추위는 참을 만했습니다.
예전부터 눈여겨보던 이색카페를 실제로 가 보니, 가격은 살짝 높지만 케이크 퀄리티와 공간 분위기를 생각하면 저는 충분히 만족스러웠어요. 해가 길어지는 계절이 오면, 남산타워 보이는 루프탑에서 또 한 번 털실 케이크를 먹으러 재방문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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