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말마다 빵집 투어를 다니고 있는데, 빵 좋아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계속 이름이 올라오는 곳이 바로 화이트리에였어요. 생식빵 전문점이라길래 사실 처음엔 별로 감이 안 왔는데, 줄 서서 먹는다는 말을 너무 많이 들으니까 도저히 안 가볼 수가 없더라고요. 특히 식빵 계의 에르메스라는 표현을 듣고는 대체 얼마나 다르길래 저런 말까지 붙었을까 궁금해서, 평일 오전 반차 내고 직접 다녀왔습니다.
화이트리에 줄 서는 이유부터 느낀 첫인상
제가 방문한 화이트리에는 오픈 시간이 오전 11시였는데, 10시 40분쯤 도착했더니 이미 네 팀 정도가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매장은 지하철역에서도 걸어서 5분 정도라 찾기 어렵지 않았고, 외관은 화이트 톤에 간판도 깔끔해서 멀리서도 금방 눈에 들어왔습니다. 영업 시간은 보통 11시부터 밤 9시 전후라고 하는데, 당일 생산만 해서 생식빵은 대체로 오후 3~4시 사이면 품절되는 날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내부에 들어가면 자극적인 빵 냄새 대신 밀과 버터 향이 은은하게 올라오는데, 이때부터 이미 다른 동네 식빵과는 느낌이 달랐어요. 계산대 옆에는 오늘 구운 화이트리에 생식빵이 나란히 쌓여 있고, 바로 뒤에서 직원분들이 계속 식빵을 썰고 있는데, 일하는 동선이 다 보이는 구조라 믿음이 갔습니다.
화이트리에 생식빵, 굽지 않고 먹어본 진짜 맛
화이트리에의 대표 메뉴는 말 그대로 아무것도 넣지 않은 기본 생식빵이라, 괜히 이것저것 섞인 메뉴보다 원조를 맛보는 게 좋겠다 싶어서 플레인 생식빵 한 덩이와 우유 식빵 하나를 골랐어요. 이곳 식빵은 계란과 보존제를 전혀 쓰지 않고, 캐나다산 최상급 밀과 죽염, 천연 발효 버터만 쓴다고 적혀 있었는데, 재료 설명이 과장스럽지 않고 담백하게 적혀 있어서 오히려 더 믿음이 갔습니다. 주문을 하면 두께를 1.2cm부터 4cm까지 골라 썰어주는데, 저는 생으로 먹어보고 싶어서 기본 추천 두께인 2cm로 부탁했어요. 잘린 단면을 보니 결이 촘촘하면서도 공기층이 살아 있고, 손으로 살짝 눌렀다가 떼면 천천히 되살아나는 탄력이 인상적이었어요. 한 조각을 그냥 베어 물었더니, 겉은 살짝 탄력 있고 속은 부드럽게 녹는 느낌이라 버터를 안 발라도 고소한 맛이 입 안에 퍼지더라고요. 첫날에는 부드러움이 강조된다고 했는데, 그 말이 딱 맞았어요.
날짜별로 달라지는 식감, 집에서까지 이어진 화이트리에 경험
직원분이 화이트리에 생식빵은 3일 동안 변하는 식감을 즐겨보라고 하시길래, 집에 가져와 정말 날짜별로 먹어봤어요. 방문 당일인 첫날에는 말 그대로 말랑하고 촉촉해서 그냥 뜯어 먹는 게 제일 맛있었고, 둘째 날 아침에는 겉면이 살짝 마르면서 대신 향이 훨씬 진해졌습니다. 토스트를 하지 않았는데도 밀 향과 버터 향이 더 또렷하게 느껴져서, 딸기잼만 살짝 얹어 먹어도 충분했어요. 셋째 날에는 직원분 말대로 살짝 토스트기에 돌려봤는데, 겉은 바삭해지고 속은 아직 부드러운 상태라 일반 마트 식빵과 비교가 안 되더라고요. 타버린 단내 대신 고소한 구수함이 올라와서, 집 온 가족이 한 덩어리를 금방 비웠습니다. 우유 식빵은 기본 생식빵보다 살짝 달콤한 편이라 아이들이 더 좋아할 맛이었고, 역시 계란이 안 들어갔다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촉감이 부드러웠어요.
화이트리에를 직접 경험해보니, 괜히 식빵 계의 에르메스라는 말이 나온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웨이팅이 길고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재료와 공정에 신경 쓴 티가 나서 특별한 날 선물용으로도 다시 찾게 될 것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