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랑 오랜만에 단둘이 고기 데이트를 하기로 해서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가, 예전부터 죽전동 삼겹살 잘한다고 소문 들었던 감삼동 고깃집 돈앤흑돈을 찾았어요. 대구 삼겹살 맛집 여기저기 다녀봤지만, 1등급 청정 흑돼지만 쓴다는 말에 괜히 더 끌리더라구요. 평일 저녁이라 가볍게 소주 한 병 하면서 천천히 이야기 나누고 싶었던 날이라, 분위기부터 맛까지 하나하나 기대하면서 들어갔어요.
죽전동 삼겹살 흑돼지 모둠세트 한 상
가게는 대구 달서구 감삼길 32, 죽전역 근처 골목에 있고 영업시간은 16시부터 23시까지, 일요일은 쉬는 날이에요. 앞에 2~3대 정도 주차 가능해서 차 가져가기도 편했어요. 자리에 앉자마자 주문한 건 흑돼지모둠세트였는데, 나무 플래터에 오겹살·목살·생갈비·가브리살이 두툼하게 올라와 있고 새송이버섯에는 돈앤흑돈 로고가 콕 찍혀 있더라구요.
오겹살은 살결이 촘촘하고 비계층이 깨끗해서 딱 봐도 신선했어요. 목살은 마블링이 잘 퍼져 있어서 구우면 부드럽겠다 싶은 느낌이었고요. 죽전동 고깃집 중에서도 이렇게 두께가 일정하게 잘 썰어주는 곳은 흔치 않은 것 같아요. 죽전동 삼겹살 제대로 먹겠구나 싶어서 입가에 벌써 웃음이 올라왔어요.
밑반찬·파재래기, 죽전동 삼겹살을 더 살려줘요
기본 찬은 작은 그릇에 예쁘게 담겨 나오는데 양이 아쉽지 않게 넉넉해요. 아삭한 양배추 샐러드에는 고소한 드레싱이 듬뿍 뿌려져 있고, 물김치는 새콤하면서 국물 맛이 깔끔해서 입가심용으로 계속 떠먹게 되더라구요. 마늘, 소금, 쌈장, 고춧가루 살짝 섞인 기름장까지 고기 찍어 먹을 기본 셋팅이 딱 맞아요.
상추랑 깻잎은 물론이고 다시마, 양배추잎, 각종 장아찌가 두 줄로 꽉 채워져서 나오는데, 특히 오이장아찌는 새콤짭짤해서 기름진 맛을 싹 잡아줘요. 감삼동 고깃집 중에 이렇게 야채·장아찌 구성이 알찬 곳이 또 있을까 싶었어요. 죽전동 삼겹살이랑 같이 먹으려고 나온 파재래기는 잘게 썬 파랑 상추, 양배추에 고춧가루와 참기름이 적당히 섞여 있어서 비리지 않고 향긋해요.
보글보글 끓는 계란찜은 국물 자작하게 잡혀 있어서 너무 퍽퍽하지 않고요. 숟가락으로 떠보면 안쪽까지 부드럽게 풀어져서 한 입 먹자마자 ‘아 오늘은 실패 없다’ 싶었어요. 이런 기본 상차림 때문에 대구 삼겹살 맛집 소리 듣나 보다 싶더라구요.
숯불에 구운 흑돼지와 소주 한 잔, 완벽한 마무리는 된장찌개
고기는 숯불 불판 위에 올려서 직접 구워 먹는데, 처음 고기 올릴 때 지글거리는 소리랑 고소한 냄새가 동시에 올라와서 벌써부터 소주를 부르는 느낌이에요.
오겹살은 겉면이 살짝 노릇해질 때까지 구운 뒤 한입 크기로 잘라 먹었는데, 껍데기 쪽은 쫀득하고 속은 촉촉해서 씹을수록 고소한 기름이 입안에 퍼져요. 목살은 생각보다 부드러워서 소금만 찍어 먹어도 충분하고, 생갈비는 뼈 주변 살이 달큰해서 아빠가 제일 좋아하셨어요. 가브리살은 씹을 때 탱글한 식감이 살아 있어서 죽전동 삼겹살 중에서도 제일 기억에 남는 부위였어요.
상추 위에 오겹살 한 점, 파재래기, 마늘, 청양고추까지 올려 돌돌 말아 먹으니 입안이 꽉 찰 정도로 푸짐했어요. 기름지지 않고 담백해서 계속 들어가는 맛이라 감탄하면서 먹었네요. 아빠랑 소주 한 병 시켜서 가볍게 짠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는데, 적당히 시끌벅적한 분위기라 편하게 떠들기 좋았어요.
마지막은 흑돼지 된장찌개로 마무리했어요. 큼지막한 촌두부에 돼지고기, 양파, 호박이 듬뿍 들어가 있고 국물은 칼칼하면서도 구수한 맛이 강해서 밥 한 공기 그냥 비워지더라구요.
죽전동 삼겹살 한 점을 살짝 더 구워 다시마에 싸먹어 봤는데, 미역 향이 은은하게 올라와서 느끼함 없이 깔끔하게 끝나더라구요. 이렇게까지 조합을 챙겨주는 곳이라 감삼동 고깃집 돈앤흑돈을 또 찾을 수밖에 없겠다 싶었어요.
아빠랑 편하게 이야기 나누기 좋은 분위기에 고기 질은 말할 것도 없어서, 감삼동 고깃집 돈앤흑돈은 다음에 또 죽전동 삼겹살 땡길 때 꼭 다시 가보고 싶어요. 살짝 소음 있는 편인 건 어쩔 수 없지만, 1등급 청정 흑돼지랑 흑돼지 된장찌개까지 생각나게 하는 곳이라 재방문 의사 확실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