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말, 벚꽃이 막 터지듯 피기 시작한 봄 저녁에 친구랑 퇴근 후 고기 약속을 잡았어요. 사가정역 근처에 새로 생긴 숙성 소고기 치익 사가가 꽤 괜찮다는 말을 듣고, 사가정 고기집 새로 개척해보자며 6시 반에 맞춰 찾아갔네요. 역이랑 너무 가까워서 코트도 채 벗기 전에 도착한 느낌이었는데, 밖은 살짝 서늘한 봄바람인데 고깃집 안에서는 팬에서 치익 치익 소리가 먼저 반겨줘서 들어가자마자 배가 고파졌어요.
사가정 고기집 치익, 레트로 감성에 봄밤 분위기 딱
숙성 소고기 치익 사가는 사가정역 4번 출구 근처, 서울 중랑구 면목동 616-31 1층에 자리하고 있어요.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11시 30분부터 밤 11시까지 영업하고, 매주 월요일은 쉬는 날이라 참고하시면 좋겠어요. 6시 반쯤 들어갔을 때는 자리가 꽤 여유 있었는데 7시 넘으니까 테이블이 빠르게 차더라고요. 내부는 세련된 인테리어라기보다는 할머니 집에 온 것 같은 레트로한 벽지에 편안한 조명이라 괜히 마음이 느긋해졌어요. 테이블 간 간격이 넓은 편이라 옆자리 대화가 크게 들리지 않아 여유롭게 먹기 좋았고, 단체석도 있어서 사가정 고기집 찾는 회식팀이나 가족 모임이 와도 부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익 세트 주문, 사가정 소고기 구성 알차서 만족
고기 메뉴는 여러 세트가 있었는데 저는 익 세트를 골랐어요. 한우 제비추리 200g에 갈빗살 200g 구성이라 두 명이 먹기 딱 좋아 보여서요. 여기에 된장술밥 하나 추가해서 밥까지 챙겼습니다. 사가정 소고기 중에서도 한우를 이 가격에 넉넉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게 먼저 눈에 들어왔어요. 메뉴판 보고 너무 비싸서 멈칫하는 느낌이 없어서 마음 편하게 주문하게 되더라고요. 세트 하나에 여러 부위를 같이 맛볼 수 있으니 처음 가는 사람도 고를 때 덜 고민해도 돼요. 저녁 6시 반쯤 들어가니 웨이팅 없이 바로 앉을 수 있었지만, 7시 이후엔 슬슬 대기 생길 것 같은 분위기라 사가정역 맛집으로 소문나면 금방 붐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밑반찬부터 떡볶이, 봄동 겉절이까지 한 상 가득
주문하고 잠깐 이야기 나누는 사이 기본 반찬들이 빠르게 깔렸어요.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떡볶이였는데, 고깃집 밑반찬으로 떡볶이가 나오는 곳은 흔치 않아서 반가웠어요. 한입 먹어보니 학교 앞 분식집 느낌이 나면서도 떡이 아주 부드럽게 익어 있고, 양념이 입 안에 촉촉하게 남는 스타일이에요. 맵기보단 달큰하고 살짝 매콤한 정도라 계속 집어 먹게 돼요. 또 요즘 핫한 봄동 비빔밥 대신, 이곳에선 봄동 겉절이가 기본으로 나왔는데, 잎이 얇고 아삭해서 씹을 때마다 ‘아삭’ 소리가 귀에 들릴 정도예요. 살짝 매콤하고 새콤한 양념 덕분에 기름진 고기를 많이 먹어도 입이 지치지 않고, 중간중간 리셋되는 느낌이었어요. 숙주는 진짜 넉넉하게 한 그릇 가득 나왔는데, 나중에 팬 위에 올리면 산처럼 쌓일 정도였어요. 여기에 버섯, 나물, 파소스, 톳 와사비까지 차려지니 상이 꽉 채워져서 사가정 고기집 밥상 치곤 꽤 풍성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직접 구우면서 느낀 한우 제비추리·갈빗살의 치익 치익 순간
이 집은 사장님이 직접 구워주시는 스타일은 아니고, 기본적인 불 세팅만 도와주신 다음 손님이 직접 굽는 방식이에요. 불판이 뜨겁게 달궈진 걸 확인하고 한우 제비추리부터 살짝 올렸는데, 팬에 닿는 순간 치익 소리와 함께 하얀 연기가 올라오면서 고소한 향이 확 퍼져요. 마블링이 적당히 박힌 제비추리가 익어가면서 겉면에 윤기가 돌기 시작하는데, 육즙이 표면에 맺혔다가 다시 안으로 스며드는 느낌이 눈으로도 보이더라고요. 한입 크기로 잘라서 가장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조각을 파소스에 콕 찍어 입에 넣는 순간, 고기가 이가 닿자마자 부드럽게 눌리면서 안쪽에서 육즙이 뜨거운 국물처럼 흘러나와요. 고기 비린내는 전혀 없고, 고소한 맛과 고기 자체의 단맛이 같이 터지는데, 씹을수록 고기 향이 입안 전체에 퍼져서 괜히 눈이 감겼어요. 갈빗살은 제비추리보다 조금 더 굵직한 식감인데, 겉은 살짝 바삭하게 익히고 속은 촉촉하게 남겨서 먹으니 씹을 때마다 탱글하게 튕기는 느낌이 났어요. 지방이 너무 많지 않아서 질리지 않고, 고소한 기름이 입천장에 살짝 감기면서도 깔끔하게 떨어져요. 숙주를 한가득 팬 위에 올려 고기 기름에 같이 볶아주면 금세 숨이 죽으면서 윤기가 도는데, 여기에 특제 소스를 살짝 찍어 소고기랑 같이 먹으면 고기의 고소함과 숙주의 아삭함, 소스의 달짝지근한 맛이 동시에 올라와서 입 안이 꽉 찬 느낌이에요. 사가정 고기집 중에서도 이 숙주+특제소스 조합은 이 집만의 무기 같았어요.
파소스와 톳 와사비, 사가정역 맛집답게 소스가 다 했다
이 집에서 진짜 인상 깊었던 건 소스 두 가지였어요. 먼저 파소스는 파를 잘게 다져 만든 소스인데, 짜지 않고 살짝 달큰하면서 고소한 맛이 나요. 기름진 한우 한 점을 파소스에 듬뿍 찍어 먹으면 처음엔 달큰한 맛이 올라오고, 뒤로 갈수록 파 향이 은근하게 퍼지면서 고기 고소함이 훨씬 또렷해져요. 톳 와사비는 톳을 잘게 섞어 만든 와사비라서 일반 와사비처럼 확 치고 올라오는 알싸함은 덜한 대신, 바다 향이 살짝 섞인 감칠맛이 돌아요. 고기 위에 톳 와사비를 듬뿍 올려 봄동 겉절이랑 같이 먹으면, 한우의 따뜻한 지방 향과 톳의 바다 내음, 와사비의 은근한 매운맛이 한 번에 밀려와요. 고기만 먹었을 땐 약간 무거워질 수 있는 맛이 소스 덕분에 가볍게 정리되는 느낌이에요. 또 기본으로 나온 소고기 무국이 엄청 시원했는데, 맑은 국물 안에 무랑 고기가 넉넉히 들어 있어서 한 숟갈 뜨는 순간 속이 뜨끈해져요. 술 마시는 날이면 이 국 한 냄비 비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된장술밥은 살짝 걸쭉한 된장국에 밥을 넣어 끓인 느낌인데, 밥알이 퍼지지 않고 탱글하게 살아 있어서 숟가락이 계속 갔어요. 된장 특유의 구수한 향이 입 안을 꽉 채우는데, 그 사이사이 고기 건더기가 씹혀서 마지막까지 술안주 겸 식사로 딱 좋았네요.
봄밤에 찾아간 숙성 소고기 치익 사가는 고기 질, 밑반찬, 소스까지 전부 제 취향이라 사가정 소고기 생각나면 다시 갈 것 같아요. 사가정 고기집 중에서 역이랑도 가깝고 가성비, 가심비가 다 좋아서 다음엔 육회랑 다른 세트도 도전해보고 싶네요.
#사가정고기집 #숙성소고기치익사가 #숙성소고기치익 #사가정소고기 #사가정역맛집 #사가정역한우 #중랑구고기집 #면목동고기집 #사가정회식장소 #사가정역맛있는고기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