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다시 대마도 여행을 계획하면서 스스로도 좀 웃겼어요. 이미 몇 번이나 다녀왔는데 또 가고 싶더라고요. 예전엔 그냥 가까운 섬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최근에 갑자기 사람들이 많이 찾는 느낌이라 왜 이런지 직접 다시 확인해 보고 싶었습니다. 특히 예전엔 검색해도 정보가 거의 없던 센뵤마키야마 전망대랑 아카섬이 요즘 사진으로 꽤 보이길래, 예전에 조용히 즐기던 곳이 맞나 살짝 걱정도 됐어요. 그래서 이번 대마도 여행은 유명 카페나 쇼핑보다, 이 두 곳을 다시 걸어보는 데 집중해 보기로 했습니다.
대마도 여행, 굴업도 느낌 나는 센뵤마키야마
센뵤마키야마 전망대는 상대마 북쪽, 히타카츠에서 차로 30분 안쪽이라 배에서 내리자마자 들르기 좋아요. 따로 입장료는 없고, 주차장도 무료라 부담이 없네요. 24시간 열려 있지만 밤에는 가로등이 거의 없어서 보통은 해 떠 있을 때만 움직이게 됩니다. 저는 오후 3시쯤 도착했는데, 언덕 위 풍력 발전기 돌아가는 소리와 바람이 먼저 반겨줘서 괜히 가슴이 시원해졌어요. 올라가는 길은 완만한 잔디 언덕 느낌이라 운동화만 신으면 누구나 갈 수 있고, 정상에 서면 리아스식 해안이 길게 이어지는 바다가 한 번에 펼쳐져요. 예전에 사람 한두 팀 보이면 많은 편이었는데, 이번에는 한국인 소규모 여행자들을 꽤 봤습니다. 그래도 아직 단체 관광버스는 거의 없어서 조용히 풍경 보고 싶다면 대마도 여행 코스 중에서 이만한 곳이 잘 없어요.
풍력 발전기 아래서 느끼는 대마도 여행의 매력
이곳이 재미있는 건 풍경뿐만 아니라, 대마도가 어떻게 전기를 쓰는지 살짝 엿볼 수 있다는 점이에요. 섬이라 전기를 어디서 받나 궁금했는데, 센뵤마키야마 정상에 줄지어 선 풍력 발전기는 개인이 투자해서 대마도 전력회사에 전기를 판매하는 구조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갔을 땐 바람이 적당히 불어서 날이 춥지 않으면서도, 발전기 날개는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어요. 바람소리와 날개 돌아가는 소리가 섞이는데, 도시의 기계 소음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돌아가는 공장 느낌이라 묘하게 편안했어요. 언덕은 굴업도 낭개머리 언덕이 떠오를 정도로 탁 트인 잔디라 돗자리 깔고 한참 누워 있었고요. 관광지라기보다, 잠깐 자신만의 시간을 갖기 좋은 야외 라운지 같은 느낌이라 대마도 여행에서 번잡한 곳이 싫다면 꼭 넣어볼 만했어요.
아카섬까지 이어진 대마도 여행, 붉은 바다와 갯바위 산책
다음날엔 대마도 중부 쪽에 있는 아카섬으로 향했어요. 중심지가 아니라서 대중교통은 거의 없고, 렌터카가 사실상 필수입니다. 섬으로 들어갈 땐 붉은색 아카시마 대교를 건너는데, 이 다리가 시작되는 지점에 작은 주차 공간이 있고, 따로 통행료는 없어요. 아카섬은 상점이나 카페가 거의 없기 때문에 이즈하라나 히타카츠에서 미리 물과 간단한 간식은 꼭 챙겨야 합니다. 특별한 영업시간이 있는 관광지가 아니라 섬 전체가 열려 있는 느낌이고, 저는 오전 썰물 무렵에 맞춰 들어갔더니 갯바위가 훨씬 넓게 드러나 있었어요. 붉은빛이 도는 암석이 바닷가를 따라 끝도 없이 이어지는데, 마치 누가 일부러 조각해 놓은 세트장 같았고요. 중간중간 벌집처럼 구멍 난 바위들이 눈에 띄는데, 바닷바람에 섞인 소금이 돌을 깎아서 생긴 거라고 하니, 한 걸음 한 걸음 밟을 때마다 시간을 거슬러 걷는 기분이 들었어요. 시끄러운 액티비티는 전혀 없고, 파도 소리랑 바람만 들리는 조용한 산책 코스라 이번 대마도 여행에서 가장 머리가 비워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대마도 여행을 여러 번 했지만 이번처럼 자연 풍경에만 집중해 본 건 처음이었고, 그래서인지 섬이 새롭게 느껴졌어요. 살짝 불편한 교통과 부족한 편의시설이 아쉽긴 했지만, 그래서 더 손대지 않은 풍경을 볼 수 있었고, 다음에도 또 센뵤마키야마와 아카섬을 중심으로 천천히 다시 걸어보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