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데이미언 허스트 전시를 보고 나오는데, 갑자기 따끈한 청국장밥 생각이 확 올라왔어요. 국현미근처맛집 검색하다가 상촌초등학교 쪽에 청국장밥이라는 가게를 알게 됐고, 이름부터 너무 직관적이라 궁금해서 바로 걸어 올라갔습니다. 전시장에서 느꼈던 묘한 여운이 아직 남아 있었는데, 오래 끓인 청국장 한 숟갈이면 마음이 좀 가라앉을 것 같은 그런 날이었어요.
상촌동 골목 안 벽돌집 청국장밥 외관
청국장밥은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7길 68, 상촌초등학교 바로 옆 골목에 있어요. 국립현대미술관근처맛집 찾다 보면 지도에 딱 떠서 찾기 어렵지 않네요. 벽돌 건물 1층 전체가 식당인데, 마당 같은 데크 공간이 있어서 골목이 확 트여 보입니다. 노란 꽃이 화분에 잔뜩 피어 있고, 입구 위 나무 간판에 큼직하게 청국장밥이라고 적혀 있어서 멀리서도 눈에 띄어요.
위치는 경복궁역 3번 출구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국현미근처맛집 동선으로 딱 좋습니다. 영업시간은 매일 11:30부터 21:00까지고 브레이크타임이 따로 없어서 늦은 점심도 괜찮아요. 주차장은 따로 없고, 주변 공영주차장을 이용해야 해요. 저는 평일 1시 반쯤 도착했는데 웨이팅이 10분 정도 있었고, 피크 시간인 12시~1시는 줄이 훨씬 길어 보였어요. 가능하면 전시 끝나고 조금 늦게 내려와서 식사하는 걸 추천할 만한 곳입니다.
북적이는 내부, 따끈한 청국장밥 한 상
안으로 들어가면 천장이 높고 노출 천장에 흰색 벽, 짙은 나무 테이블이라 카페 같으면서도 식당 냄새가 물씬 납니다. 테이블 간격은 살짝 좁은 편인데, 덕분에 한국 사람들 다 여기 와서 밥 먹는 느낌이에요. 혼밥보다는 둘 이상이 더 편한 구조고, 내부 소음이 좀 있는 편이라 조용히 이야기하기보다는 편하게 수다 떨기 좋은 분위기였어요.
이 집의 기본은 이름 그대로 청국장밥입니다. 메뉴는 크게 네 가지인데, 청국장 돼지불고기정식, 청국장 코다리정식, 기본 청국장밥, 수제돈까스가 있어요. 모두 1인 1메뉴 주문 원칙이고, 정식류는 2인 이상부터 주문 가능해요. 저는 친구랑 둘이 가서 청국장 코다리정식 1인 17,000원 두 개를 주문했습니다. 데이미언 허스트 전시를 보고 와서 그런지, 화려한 작품 대신 맵게 발린 코다리와 고소한 청국장밥으로 현실로 돌아오는 느낌이었어요.
코다리정식 구성과 청국장맛집다운 한 입
상 차림은 생각보다 단단해요. 커다란 그릇에 밥, 뚝배기에 팔팔 끓는 청국장, 그리고 따로 나오는 나물 접시와 반찬들, 가운데에 코다리양념구이가 한 판 나옵니다. 먼저 청국장부터 맛봤는데, 콩알이 그대로 살아 있고 국물이 너무 진하지도, 그렇다고 흐릿하지도 않은 딱 중간 정도의 농도예요. 청국장 특유의 콩 향은 분명한데 냄새가 과하지 않아서 청국장 초보도 먹기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두부랑 호박, 파가 듬뿍 들어 있어서 밥 없이 국만 떠먹어도 든든하네요.
나물 접시에 콩나물, 시래기, 김가루, 부추, 무생채가 따로 담겨 나오는데, 여기에 밥을 넣고 청국장 국물 두세 숟갈 끼얹어 비비면 진짜 이름 그대로 청국장밥이 됩니다. 국물만 떠먹을 때와는 또 다른 맛이에요. 시래기에서 은은한 쌉싸래함이 올라오고, 부추랑 김이 고소함을 확 붙잡아줘서 자꾸 숟가락이 가요. 국립현대미술관근처맛집 중에서 이렇게 밥 비벼 먹는 재미가 있는 곳은 흔치 않겠다 싶었어요.
메인인 코다리도 꽤 인상적이었어요. 넓은 접시에 코다리 한 마리가 평평하게 펼쳐져 나오는데, 빨간 양념 위로 쫑쫑 썬 쪽파와 깨가 촘촘히 올라가 있어요. 겉보기엔 엄청 매울 것 같은데, 실제로 먹어보면 달콤짭짤하면서 끝에 매운맛이 살짝 남는 정도라 밥반찬으로 딱이에요. 살이 두툼해서 가시만 잘 골라내면 포슬포슬한 코다리 살에 양념이 잘 배어 있고, 청국장밥 한 숟갈, 코다리 한 점 같이 먹으니 진짜 밥도둑입니다.
반찬은 김치, 어묵볶음, 작은 멸치볶음, 젓갈이 나오는데, 하나같이 짜지 않고 담백해서 청국장밥이랑 잘 어울렸어요. 특히 멸치볶음에 땅콩이 같이 들어 있어 씹는 재미가 좋더라고요. 이래서 여기가 청국장맛집으로 불리는구나 싶었어요. 반찬을 한 번 나가면 다시 재사용하지 않는다는 안내 문구도 보여서, 그런 세심함이 더 믿음이 갔습니다.
이 날 점심은 데이미언 허스트 전시의 강렬한 이미지와, 상촌동 청국장밥의 소박한 맛이 묘하게 잘 이어진 하루였어요. 살짝 시끄러운 실내와 웨이팅이 아쉽긴 했지만, 국현미근처맛집 중 다시 가고 싶은 곳을 뽑으라면 이 집을 또 떠올릴 것 같아요. 청국장밥 생각나는 날, 상촌동 골목 한 번 더 올라가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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