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저녁, 드디어 날도 선선해져서 청량리 야장 한번 제대로 즐겨보자 싶어 친구랑 경동시장으로 향했어요. 청량리역 1번 출구로 나와 시장 골목으로 들어가는데, 지글지글 고기 굽는 냄새랑 시끌시끌한 소리부터 마음이 벌써 들뜨더라고요. 골목 끝에 노란 간판이랑 통오리가 줄줄이 돌아가고 있는 걸 보는 순간 “아, 오늘 제대로 먹겠다” 하는 예감이 왔습니다.
청량리 야장 감성 제대로 살아있는 자리
청과포차는 청량리 청과포차라고 불릴 만큼 이미 유명한 경동시장 야장 포인트더라고요. 위치는 청량리역 도보 3분 정도라 찾기 쉽고, 시장 한가운데라 진짜 로컬 느낌이 확 나요. 영업시간은 야장은 보통 밤 8시에서 9시 사이에 정리하고, 실내는 손님 있을 때까지 한다고 하셔서 늦게까지 청량리 야장 분위기를 즐길 수 있어요. 저녁 6시 조금 안 되게 도착했는데 이미 테이블이 꽉 차서, 딱 하나 남은 바깥자리 겨우 잡았네요. 주말 피크에는 웨이팅 살짝 생길 수 있으니, 노을 지기 시작하는 시간대에 가는 걸 추천해요. 테이블이 좁게 빽빽하게 놓여 있어서 옆 테이블 대화도 들리고, 가끔 안주도 서로 나눠 먹는 그 분위기가 딱 경동시장 맛집 특유의 매력이에요.
바베큐 오리와 장어, 경동시장 야장 시그니처 조합
메뉴판은 생각보다 다양했어요. 바베큐 오리, 장어, 고추장 석쇠불고기, 머리고기, 돼지꼬리, 허파볶음, 닭발까지 한 번에 눈 돌아가더라고요. 이날은 기본이 가장 맛있다는 말을 믿고 바베큐 오리 반마리 8,000원, 장어 1인분 15,000원에 막걸리로 시작했어요. 주문하자마자 바로 앞에서 구워 나온 오리랑 장어가 양념 살짝 발린 채로 김을 무섭게 내뿜는데, 이게 진짜 청량리 야장 올 이유구나 싶었네요. 오리는 껍질은 살짝 바삭한데 속은 촉촉해서 기름이 과하지 않고, 훈제향이 은은하게 올라와서 막걸리랑 너무 잘 어울렸어요. 장어는 크기가 실해서 한 점만 집어도 젓가락이 꽉 찼고, 살이 도톰해서 씹을수록 고소한 기름이 퍼지는 느낌이었어요. 가격 생각하면 가성비는 진짜 말 다 했고, 경동시장 술집 중에 왜 항상 사람이 많은지 알겠더라고요.
안주 구성, 분위기까지 합격인 청량리 청과포차
기본으로 나오는 파김치, 단무지, 치킨무, 새우장도 은근 든든했어요. 특히 파김치가 적당히 익어서 오리랑 같이 먹으면 느끼함을 싹 잡아줘요. 상추 같은 쌈채소는 따로 안 나와서 그건 조금 아쉬웠지만, 대신 구수한 막걸리랑 파김치 조합으로 충분히 커버 가능했네요. 날이 조금 쌀쌀했던 날이라 식어가면 기름이 굳어서 속도 내서 먹어야 했지만, 이런 게 또 경동시장 야장 특유의 재미 같았어요. 테이블 사이로 시장 강아지가 어슬렁거리며 구경도 하고, 사장님은 오래된 단골들 이름 부르면서 인사하시는 모습이 정겨워서, 진짜 오랜만에 ‘동네 노포에 앉아있다’는 느낌을 제대로 받았습니다. 경동시장 야장 라인에 다른 경동시장 맛집들도 줄줄이 있어서 2차, 3차 가기도 좋아 보였어요.
이날 막걸리랑 오리, 장어까지 싹 비우고 나오면서, “다음에 또 청량리 야장 가면 그냥 고민 없이 여기로 오자”고 친구랑 바로 합의했어요. 가격, 맛, 분위기 모두 마음에 들어서 재방문 의사 100퍼센트이고, 경동시장 술집 찾는 분들께 청과포차는 한 번쯤은 꼭 들를 만한 곳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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