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만 되면 이상하게 마음이 허전해져서, 밤에 일부러 야경 보러 나가는 걸 좋아해요. 올해는 꼭 새로운 곳을 가보고 싶어서 찾다가 3년 만에 다시 열린다는 양산 황산공원 불빛정원을 알게 됐고, 자연스럽게 양산 빛축제 일정에 맞춰 주말을 비워 두게 되더라고요. 날이 많이 추운 날이었는데도, 물금역에 내리는 순간 멀리서부터 반짝이는 조명이 보여서 이상하게 설레는 기분이 들었어요. 괜히 연말 느낌도 나고, 잠시 일상에서 빠져나온 기분이어서 추운 줄도 모르고 발걸음이 빨라졌습니다.
낙동강변을 따라 반짝이는 양산 빛축제 첫인상
황산공원 불빛정원은 경남 양산시 물금읍 황산공원 중부광장 일대에서 열리고 있고, 2025년 12월 19일부터 2026년 3월 2일까지 이어지는 긴 축제라 여유 있게 다녀오기 좋았어요. 점등 시간은 매일 저녁 6시부터 밤 10시까지인데, 저는 해가 막 지는 6시 조금 전에 도착했어요. 하늘은 아직 남색이고, 조명은 하나둘 켜지는 시간이라 사진 찍기 정말 좋았습니다. 입장료는 무료라 부담 없이 들어갈 수 있고, 우천 시에는 운영을 안 해서 비 오는 날은 꼭 확인하고 가야 해요. 주차장은 넓게 마련돼 있지만 주말 저녁엔 금방 차서, 저는 물금역에 내려 황산육교를 건너 도보로 갔는데, 육교 위에서 내려다본 전체 조명 전경이 이날 베스트 컷이었어요.
빛 터널과 캐릭터 조형물이 만든 겨울 야경
행사장은 약 1만 8천 제곱미터 정도 규모라 생각보다 훨씬 넓었고, 250개가 넘는 조형물이 있다 보니 한 바퀴 도는 데 꽤 시간이 걸렸어요. 입구 쪽에 길게 이어진 빛 터널부터 분위기를 제대로 잡아주는데, 은하수 아래를 걷는 느낌이라 다들 발걸음을 늦추고 사진 찍느라 정신없더라고요. 안쪽으로 들어가면 양산 방문의 해 캐릭터인 호잇, 뿌용 조형물과 청룡, 황룡, 탑 같은 구조물이 배치돼 있어서 그냥 조명만 보는 게 아니라 작은 테마파크를 도는 기분이었어요. 특히 마음에 들었던 건, 가을 양산국화축제 때 쓰던 대형 조형물에 LED를 다시 입혀 썼다는 점이었는데, 알록달록한 국화 형상이 조명과 섞이니까 더 따뜻한 느낌이 나더라고요. 반려견 동반이 가능한 공원이라 강아지 산책 나와서 사진 찍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강바람이 꽤 차가워서 서브 키워드 겸 가장 중요한 준비물은 장갑과 목도리, 그리고 핫팩이었어요.
푸드트럭 간식과 동선 팁, 양산 빛축제 제대로 즐기기
조형물 사이사이에 바닥 조명이 깔려 있어 발밑까지 반짝여서 걷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요. 한 바퀴 돌다 보니 중간에 푸드트럭 존이 나와서 자연스럽게 멈추게 됐는데, 붕어빵, 어묵, 닭꼬치, 호떡 같은 겨울 간식이 한 줄로 서 있었어요. 저는 어묵 국물 하나, 닭꼬치 하나, 호떡까지 딱 겨울 세트처럼 골랐는데, 영하 가까운 낙동강 바람 맞으면서 먹는 뜨끈한 국물 맛은 진짜 설명이 필요 없더라고요. 푸드트럭 앞에 작은 테이블이 있어서 잠깐 서서 먹고 다시 돌아다니기 좋았고, 먹으면서 본 불빛 터널 뒷모습이 또 달라 보여서 한 번 더 사진을 찍게 됐어요. 양산 빛축제 동선은 입구에서 바로 터널로 들어가기보다, 먼저 오른쪽 바깥 원을 한 바퀴 돈 뒤 가운데로 들어오는 게 덜 붐비고 구석구석 보기 좋았고, 관람 시간은 여유 있게 1시간 반 정도 잡으니 딱 맞았습니다. 축제 끝나고는 황산육교 건너 서리단길 쪽 카페에 들러 몸을 녹였는데, 양산 빛축제 감성 그대로 이어지는 느낌이라 이 코스가 제일 마음에 들었어요.
이번에 다녀온 양산 빛축제는 과하게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겨울에 딱 필요한 만큼의 설렘과 분위기를 채워준 자리였어요. 조명은 정말 만족스러웠고, 다만 강바람이 생각보다 강해서 다음에는 한 번 더 두껍게 입고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