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떨어지는 오후만 되면 괜히 편의점 한 번쯤 들르게 되잖아요. 그날도 회사 근처 이마트24에 물만 사러 갔다가 계산대 옆에 쌓여 있는 둥근 초코 덩어리를 보고 멈칫했어요. SNS에서 몇 번 본 적 있는 비주얼이라서 혹시나 하고 보니 이름이 바로 이마트24 두쫀볼이더라고요. 두쫀쿠는 줄 서서 먹어본 적이 있는데, 편의점 버전은 괜히 퀄리티가 떨어질 것 같아서 기대 반, 의심 반으로 하나만 집어 들었어요. 사실 "편의점 디저트가 뭐 얼마나 다르겠어" 하는 마음이 더 컸는데, 요즘 두바이 초콜릿 계열이 워낙 핫하다 보니 궁금함을 이기진 못했습니다.
이마트24 두쫀볼 첫인상과 구성 살펴보기
집에 와서 포장을 뜯기 전에 먼저 겉모습부터 천천히 봤어요. 이마트24 두쫀볼은 손바닥에 쏙 들어오는 크기인데, 겉에 코코아 가루가 듬뿍 묻어 있어서 생각보다 꽤 고급스러운 느낌이 납니다. 가까이서 보면 완벽하게 동그란 공 모양이라기보다 살짝 찌그러진 수제 디저트 같은 모습이라, 공장에서 찍어낸 느낌보다는 손으로 빚은 간식 같다는 인상이 강했어요. 손에 들었을 때 의외로 묵직해서 "이 안에 뭐가 이렇게 꽉 차 있지?"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고, 잘라 보니 겉은 두꺼운 마시멜로 피, 안쪽에는 초콜릿과 함께 카다이프 면이랑 피스타치오가 섞여 있는 구조였습니다. 편의점 디저트라고 해서 단순히 초코 덩어리 하나 들어 있는 줄 알았는데, 층이 꽤 알차게 나뉘어 있어서 구성을 보는 순간부터 이미 기대치가 조금 올라갔어요.
전자레인지 필수, 식감은 꼭 이렇게 맞춰야 해요
이마트24 두쫀볼 포장지에는 전자레인지에 5~8초만 돌리라고 적혀 있었는데, 실제로 먹어보니 이 시간대로는 안에가 너무 차갑고 단단했어요. 처음에는 안내 문구만 믿고 7초 정도 돌려서 반을 잘라 먹었는데, 마시멜로가 살짝만 말랑해졌을 뿐, 속의 카다이프와 초콜릿이 제대로 풀리지 않아서 이 디저트의 매력이 반 정도밖에 안 살아나더라고요. 두 번째 도전 때는 과감하게 20초 정도 돌렸는데, 그때부터 이마트24 두쫀볼이 왜 요즘 그렇게 난리인지 이해가 됐습니다. 겉 마시멜로가 천천히 녹으면서 쫀득한 층이 생기고, 안쪽 초콜릿은 살짝 흐물해지는데, 카다이프는 그대로 바삭해서 한입 씹을 때마다 겉은 쫀득, 속은 바삭한 식감이 동시에 느껴져요. 떡처럼 질긴 느낌이 아니라 입안에서 천천히 늘어나는 부드러운 쫀득함이라서, 식감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이 부분에서 바로 만족하실 것 같아요.
맛, 가성비, 아쉬운 점까지 솔직하게
맛은 딱 두바이 초콜릿 계열을 좋아하는 분들이 떠올릴 법한 조합이에요. 달콤한 초코에 코코아 가루의 살짝 쌉싸름한 맛이 올라오고, 안쪽 피스타치오는 향이 아주 강하게 나는 편은 아니지만 고소한 느낌을 살짝 깔아줘서 생각보다 쉽게 질리지는 않아요. 이마트24 두쫀볼 가격대가 3천 원 후반에서 4천 원 초반 정도라, 요즘 카페에서 파는 두바이 스타일 디저트에 비하면 부담이 확실히 덜합니다. 크기도 묵직해서 오후 간식으로 하나 먹고 나면 더 달달한 게 당기지 않을 정도였어요. 다만 단맛 기준으로는 분명한 디저트라서, 평소 달달한 음료랑 같이 드시면 조금 과할 수 있고, 물이나 아메리카노 같은 깔끔한 음료랑 먹는 게 더 잘 어울렸습니다. 또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전자레인지 시간을 살짝만 잘못 맞춰도 매력이 확 떨어진다는 점이에요. 너무 덜 돌리면 딱딱하고, 너무 오래 돌리면 마시멜로가 과하게 녹아 모양이 망가지더라고요. 제 기준으로는 700W 기준 15~20초가 식감이 가장 좋았고, 편의점에서 바로 드실 거라면 점원께 살짝 더 돌려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며칠 사이에 이마트24 두쫀볼을 두 번 먹어보니, 왜 SNS에서 두켓팅이라는 말까지 나오나 조금은 이해가 되네요. 눈에 보일 때 한 번쯤 집어 들게 되는 묘한 중독성이 있고, 전자레인지에서 꺼냈을 때 손에 느껴지는 따끈한 무게감이 이상하게 기분을 좋게 해줘요. 개인적으로는 줄 서서 사 먹는 디저트 대신 가볍게 호기심 풀기용으로 충분히 제 값을 한다는 느낌이었고, 어느 날 편의점 진열대에서 다시 마주치면 아마 또 한 번은 장바구니에 담게 될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