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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상품리뷰

카바 데 오로 데킬라 완벽 정리

카바 데 오로 데킬라 완벽 정리

집에서 가볍게 한 잔 마시는 걸 좋아하다 보니, 어느 순간 냉장고에 늘 비슷한 술만 돌아가더라고요. 그러다 친구 집들이에 갔다가 처음 본 병이 하나 있었는데, 유난히 금빛이 도는 진한 색깔이 눈에 들어왔어요. 바로 카바 데 오로 데킬라였어요. 데킬라라고 해서 당연히 레몬이랑 소금 준비하겠지 했는데, 친구는 위스키 잔에 따라놓고 향부터 맡아보라더군요. 그때 살짝 충격을 받았어요. 우리가 알던 데킬라가 맞나 싶을 정도로 향이 부드럽고 달콤했거든요. 그날 이후로 계속 머릿속에 남아서, 결국 제가 직접 카바 데 오로 데킬라를 사서 제대로 마셔보고 정리해봐야겠다 싶었어요.

카바 데 오로 데킬라 첫인상과 병 디자인

제가 고른 건 카바 데 오로 데킬라 엑스트라 아네호였는데, 박스 열자마자 병부터 존재감이 정말 크네요. 네모난 데캔터 같은 두툼한 병에 짙은 호박색 액체가 꽉 차 있어서, 그냥 식탁에 올려놔도 분위기가 확 달라져요. 라벨 디자인은 화려하다기보다 금색 포인트로 깔끔하게 정리된 느낌인데, 딱 봐도 저렴한 술은 아니라는 인상이 들어요. 손에 들어보면 묵직해서 위스키 좋아하시는 분들이 선물용으로 꽤 좋아하겠다 싶었습니다. 코르크 마개도 힘 있게 꽉 막혀 있어서 열 때 “푹” 하는 소리가 나는데, 이상하게 이 순간부터 이미 기분이 조금 업되더라고요.

향과 맛, ‘샷’이 아니라 천천히 마시는 데킬라

잔에 따르면 진한 다크 앰버 색이 먼저 눈에 들어와요. 카바 데 오로 데킬라가 왜 프리미엄 취급을 받는지 색만 봐도 어느 정도 느껴집니다. 코를 가까이 대면 바닐라, 캐러멜, 시나몬 같은 달콤한 향이 먼저 올라오고, 뒤에서 은은하게 아가베 특유의 풋풋한 느낌이 따라와요. 처음 마실 땐 그냥 스트레이트로 한 모금만 아주 천천히 굴려봤는데, 목으로 넘어갈 때 자극이 거의 없어서 솔직히 좀 놀랐어요. 데킬라라기보다 브랜디랑 위스키 사이 어딘가에 있는 느낌이에요. 혀에는 메이플 시럽 같은 묵직한 단맛이 남고, 피니시에서는 살짝 시나몬과 토스트된 오크 향이 길게 이어져요. 단맛이 확실히 있는 편이라 호불호는 있을 수 있는데, 이 덕분에 데킬라 처음 접하는 분들도 부담 없이 마시기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얼음 한두 개 넣고 온더록으로 마시면 단맛이 조금 눌리면서 향이 더 차분하게 퍼져서, 개인적으로는 이 방식이 가장 잘 맞았네요.

라인업, 가격, 마실 때 주의할 점

카바 데 오로 데킬라는 플라타, 레포사도, 아네호, 엑스트라 아네호, 크리스탈리노까지 라인업이 꽤 다양해요. 제가 마신 엑스트라 아네호는 가장 숙성이 긴 플래그십 느낌이라 색도 가장 진하고 맛도 제일 풍부한 편이에요. 플라타는 투명하고 아가베 향이 더 직접적으로 느껴져서, 믹서 넣고 칵테일 만들 때 어울리겠더라고요. 문제는 가격과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에요. 국내에서는 스마트오더 앱이나 수입 와인·위스키 파는 샵을 뒤져야 카바 데 오로 데킬라 재고가 간신히 보이는 수준이고, 엑스트라 아네호는 특히 빨리 빠지는 편이에요. 가격도 일반 데킬라보다 한 단계 위라서, 그냥 편하게 막 마시기보다는 진짜 아끼면서 꺼내게 됩니다. 한 가지 더 느낀 점은, 생각보다 달고 부드러워서 취기가 올라오는 걸 늦게 느낄 수 있어요. 샷으로 털어 넣기엔 너무 아까운 술이기도 하고, 알코올 도수는 일반 데킬라랑 비슷하니 작은 잔에 조금씩, 이야기 나누면서 천천히 마시는 걸 추천해요.

카바 데 오로 데킬라를 며칠에 걸쳐 조금씩 비워보니까, 처음엔 “데킬라가 이렇게 달콤해도 되나” 싶던 생각이, 나중에는 “이 정도면 그냥 하나의 디저트 술 같다”라는 쪽으로 바뀌더라고요. 솔직히 말하면 가격이 착하진 않아서 늘 상비해 둘 수 있는 술은 아니지만, 집에 한 병 정도 두고 특별한 날 꺼내기에는 꽤 만족도가 높았어요. 예전처럼 데킬라를 레몬·소금이랑 급하게 넘기는 술로만 보지는 않게 됐달까요. 언젠가 플라타나 크리스탈리노 같은 다른 라인도 같이 놓고 비교 시음해보면 더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슬슬 들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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