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 쪽은 몇 번을 가도 바다 풍경이 질리지 않는데요, 이번에는 드라이브가 아니라 온전히 먹으러만 가 보자 싶어서 블루리본에 오른 기장 맛집만 골라 하루를 꽉 채워 봤어요. 해안도로를 따라 이동하면서 바다와 맛있는 음식이 번갈아 나오니, 운전하면서도 계속 배가 고파지는 이상한 경험을 했습니다. 특히 이름만 듣던 곳들을 실제로 하나씩 찍어보니 왜 요즘 기장 맛집 이야기에 항상 같은 가게들이 언급되는지 몸으로 느끼게 되더라고요.
모닝베어, 아침부터 꽉 찬 브런치 기장 맛집
첫 코스로 들른 곳은 오시리아 관광단지 안에 있는 브런치 레스토랑 모닝베어예요. 9시 오픈인데, 주말 기준으로는 캐치테이블 원격 웨이팅을 안 하면 거의 자리 잡기 힘들 정도라서 차에서 미리 줄을 걸어두고 이동했어요. 내부는 통창으로 햇빛이 쫙 들어와서 바다까지는 아니지만 휴양지 카페 느낌이 나고, 테이블 간격도 넉넉한 편이라 여유롭네요. 대표 메뉴 비스마르크 피자랑 라자냐, 스테이크를 시켰는데, 피자는 도우가 얇고 가운데 반숙 계란이 올라와 있어 자르자마자 노른자가 퍼지는 게 포인트였어요. 라자냐는 치즈가 진하지만 느끼하지 않고, 스테이크는 굽기 요청대로 잘 나와서 브런치치고는 꽤 묵직한 한 끼였습니다. 영업시간은 보통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쯤까지인데, 브레이크 타임 사이에 메뉴가 일부 제한될 수 있다고 해서 점심 피해서 애매한 시간대에 갔더니 오히려 한산했어요.
일광대복집과 어느멋진날, 해변 따라 이어지는 기장 맛집
점심은 일광해수욕장 근처 블루리본 복국집, 일광대복집으로 이동했어요. 전용 주차장이 넓어서 차 대기는 편했고, 1층은 복국 위주 단품, 2층은 코스 형태로 운영돼요. 저는 까치복국과 복튀김을 시켰는데 국물은 맑은데 시원함이 확 살아 있고, 복살이 탱글해서 한 숟갈 뜨자마자 속이 풀리는 느낌이었어요. 가격대는 복 종류에 따라 조금씩 다른데, 기장 맛집답게 전반적으로 재료를 아끼지 않는 느낌입니다. 회전이 빨라서 웨이팅이 길어 보여도 생각보다 금방 들어가요. 늦은 점심 시간에 맞춰 나와서 그런지 웨이팅은 20분 정도였습니다. 바로 이어서 들른 어느멋진날은 같은 일광 해변 라인이라 이동 시간이 거의 안 걸렸어요. 이곳은 전복밥, 홍게살 덮밥이 유명한데, 통창으로 바다가 바로 보이는 자리에서 전복 구이까지 곁들이니 여행 온 기분이 제대로 나네요. 전복밥은 밥알에 전복 내장 향이 은근하게 배어 있어 고소했고, 홍게살 덮밥은 게살이 넉넉하게 올라와 있어 따로 반찬이 필요 없을 정도였습니다.
바릇식당과 미도식당, 기장 맛집의 분위기 극과 극
저녁에는 기장 앞바다를 보며 꼬막 비빔밥을 먹을 수 있는 바릇식당으로 향했어요. 이곳은 창가 자리 선호도가 워낙 높아서 해 질 무렵에는 웨이팅이 길어집니다. 저는 해가 지기 조금 전, 5시 반쯤 도착했더니 30분 정도 기다렸어요. 대표 메뉴인 꼬막 육전 대판을 주문했는데, 커다란 접시에 꼬막과 채소, 달걀지단이 가득 올라오고, 곁들여 나오는 육전이랑 같이 싸 먹으니 바다 향과 고소함이 동시에 올라와서 젓가락을 멈출 수가 없었어요. 테이블마다 바다를 바라보면서 조용히 식사하는 분위기라 시끌벅적한 술집 느낌은 전혀 아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들른 미도식당은 문동 방파제 근처 골목 안에 있어 내비 없이 찾기엔 조금 헷갈릴 수 있어요. 안으로 들어가면 일본 영화에 나올 법한 잔잔한 조명과 작은 소품들이 눈에 들어오고, 전복 스테이크랑 명란마요 덮밥이 대표 메뉴예요. 전복은 두툼하게 구워져 버터 향이 살짝 돌면서도 과하지 않고, 명란마요 덮밥은 짭조름한 명란과 부드러운 마요가 잘 섞여서 집밥 같은 편안한 맛이었어요. 조용히 이야기 나누기 좋은 분위기의 기장 맛집이라 하루 마무리 장소로 딱 좋았습니다.
하루 동안 블루리본으로 인정받은 기장 맛집만 모아서 돌아보니 힘들지만 꽤 알찬 먹투어였어요. 웨이팅과 예약이 조금 번거롭긴 했지만 음식과 분위기 모두 기대 이상이라면 이상이었고, 다음에는 계절 바뀔 때 해산물 메뉴들이 달라졌을 때 다시 한 번 돌아보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