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책 보다가 갑자기 시원한 메밀국수가 너무 먹고 싶어져서 광화문 미진 본점으로 발걸음을 옮겼어요. 예전부터 교보문고근처맛집으로 워낙 유명해서 지나다니며 줄만 보다가, 이날은 마음 단단히 먹고 대기를 각오했죠. 종각역 쪽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사람들 줄이 쭉 보이는데, 이미 멀리서부터 메밀 육수 냄새가 나는 것 같아 혼자 괜히 들떴네요.
70년 넘은 메밀국수 노포, 생각보다 캐주얼한 분위기
광화문 미진은 서울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1층에 있어요. 교보문고 후문에서 나오면 직선으로 조금만 가면 보여서 위치 찾기는 정말 쉬웠습니다. 매일 10시 30분부터 21시까지 영업하고 라스트오더는 20시 30분이에요. 제가 간 시간은 평일 4시쯤이었는데도 웨이팅이 20분 정도 있었어요. 회전이 빨라 줄이 길어도 금방 들어가는 편이라 기다릴 만했네요. 입구에서 번호표 받고 기다리는 동안 교보문고 다시 들를까 고민했지만, 곧 호출돼서 그냥 주변만 둘러보다 들어갔습니다. 안은 생각보다 넓고 1, 2층으로 되어 있어요. 테이블 간격이 엄청 넓진 않지만 시끌벅적한 식당 분위기라 혼밥하기도 편했어요. 실제로 저처럼 혼밥 손님도 꽤 보여서 어색함이 덜했습니다.
대표 냉메밀국수와 메밀전병, 돈까스까지 한 상 가득
메뉴는 메밀국수 중심으로 냉메밀, 비빔메밀, 온메밀, 메밀물막국수 등이 있고, 사이드로 메밀전병, 수제돈까스, 보쌈정식이 있어요. 저는 기본인 냉메밀 1인분과 메밀전병, 수제돈까스를 주문했습니다. 냉메밀 가격은 1만1천원대였고, 메밀전병은 7천원, 돈까스는 1만1천원대였어요. 메밀국수 1인분이 두 판으로 나오는데, 실제로 받아보면 양이 꽤 많아서 깜짝 놀라게 됩니다. 테이블마다 무즙, 파, 와사비, 김가루가 듬뿍 놓여 있어서 취향대로 넣어 먹을 수 있어요. 차가운 육수는 주전자에 담아 나오는데, 진한 간장 베이스에 메밀 향이 살짝 올라와서 첫 입부터 좀 묵직한 느낌이에요. 면은 너무 부드럽기보다는 살짝 탄력 있는 스타일이라 국물에 푹 담갔다 바로 먹으면 식감이 참 좋더라고요. 메밀국수 좋아하면 이 조합은 무조건 만족할 거예요.
진한 육수와 바삭한 돈까스, 혼밥도 든든했던 식사
메밀전병은 속이 꽉 찬 편은 아니지만 숙주와 두부, 김치, 고기가 적당히 섞여 있어 느끼함 없이 먹기 좋았어요. 살짝 구운 겉면이 바스락하면서 안쪽은 부드러워서 냉메밀 사이사이에 하나씩 집어 먹기 딱이었습니다. 수제돈까스는 기대 이상이었는데, 얇게 펴서 튀긴 옛날식 스타일이라 바삭하면서도 고기 냄새가 거의 안 났어요. 소스도 달콤하고 진해서 밥이랑 같이 먹기 좋았고, 세트처럼 작은 사이즈 메밀국수가 함께 나와서 혼자 먹기에는 양이 꽤 든든했습니다. 혼밥이 어색할까 걱정했는데, 다들 메밀국수 흡입하느라 바빠서 제 신경 쓸 사람은 아무도 없더라고요. 교보문고근처맛집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닌 게, 책 보고 나와서 이렇게 한 끼 딱 먹고 다시 카페 가거나 서점으로 돌아가기 좋은 구조라 직장인, 학생 모두 좋아할 것 같았어요.
전체적으로 메밀국수 양과 육수 맛이 인상적이었고, 특히 돈까스가 의외의 수확이라 만족스러웠어요. 다음에는 웨이팅 덜한 시간 맞춰서 또 가서 메밀국수랑 보쌈까지 같이 먹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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